과연 두산의 MVP는 누굴 꼽아야 하나

by정철우 기자
2016.09.22 14:12:11

두산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두산은 2016 정규시즌의 최강자였다.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달리고 있다.

그렇다면 두산을 최강자로 만든 1등 공신은 누구일까. 정식 시상 부문은 아니지만 MVP를 뽑는다면 어떤 선수의 손을 들어줘야 할까.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두산의 장점이다. 한. 두명의 힘이 아니라 전체적인 기량 향상이 모여져 만든 성과다.

우선 에이스 니퍼트의 부활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해 잦은 부상으로 6승(5패)에 그친 니퍼트는 올 시즌 21승(3패)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팀의 기둥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니퍼트의 20승은 역대 최소경기, 최고령 기록이기도 했다.

최원호 SBS 해설위원은 “한 팀에서 20승 투수가 탄생했다는 건 큰 의미를 갖는다.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았기 때문에 두산은 니퍼트를 통해 연패를 길게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또한 연승도 길게 이어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니퍼트 뿐 아니다.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 등이 15승을 했거나 15승에 근접한 성과를 냈다. 두산이 아니었으면 모두 에이스 대접을 받았을 성적이다. 장원준이 15승을 하게 되면 두산은 사상 첫 4명의 15승 이상 투수를 보유한 팀이 된다.



야수 쪽에선 김재환 박건우 오재일이 빛났다. 김재환은 두산 좌타자로는 처음으로 30홈런 100타점 100득점 기록을 세웠다. 많이 출루해 많이 불러들이고 많이 홈 베이스를 밟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실상 전력 외 선수였기에 그의 활약은 큰 플러스 요인이 됐다.

박건우의 등장은 더욱 놀라웠다. 김현수가 빠진 자리는 두산의 아킬레스건이 될 거라 모두가 예상했다. 하지만 박건우가 있었다. 3할3푼3리의 타율과 150개의 안타, 18홈런 76타점을 기록중이다. 김현수가 있었다 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을 수치다. 두산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시즌을 운영하는데 큰 힘이 됐다.

안경현 SBS 해설위원은 “박건우가 MVP라 해도 토를 달기 어려울 것이다. 김현수의 공백을 극적으로 메우며 두산이 지난 해 우승의 기운을 이어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탄탄한 수비진도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두산 내야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실력을 뽐냈다.

두산 외야수 민병헌은 “강팀의 첫 번째 조건은 무조건 수비다. 우리 내야는 그런 의미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3루수 허경민과 유격수 김재호, 그리고 2루수 오재원과 1루수 오재일의 안정감 있는 수비는 두산 투수들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해줬다.

이처럼 두산의 2016시즌은 모두의 힘이 더해져 만들어졌다. 빼어난 개인이 모여 만든 단단한 팀워크, 두산은 올 시즌 그 이상적인 야구를 현실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