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에 환경부담금"…웹드라마 오디션 참가비 논란
by김보영 기자
2019.10.08 17:08:55
웹드라마 '귀신과산다', 참가자에 환경부담금 요구
배우·기획사 분통…제작진 "곧바로 정정메일" 해명
| | 온라인커뮤니티 ‘필름메이커스’에 올라온 웹드라마 ‘귀신과산다’ 오디션 공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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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 웹드라마 사전 제작과정에서 제작사가 오디션 참가 배우들에게 참가비 부담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웹드라마 제작진 측은 이에 “문제를 제기한 배우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곧바로 제작사가 참가비를 부담하기로 했다고 정정 메일을 보냈다”며 무마에 나섰다.
최근 웹드라마 ‘귀신과 산다’ 제작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필름메이커스’에 오는 9일 열릴 조·단역 오디션 참가 공지글을 게재했다. 해당 공지글에는 “오디션 참여시 ‘환경부담금’ 10000원이 청구됩니다(현장 결제 및 계좌 이체 가능)”란 문구가 적혀 있다.
이 같은 내용이 SNS에 퍼지면서 배우 지망생 및 기획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오디션에 참가하려 했다는 한 배우 지망생은 “오디션 장소가 서울도 아닌 경기라 이동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데 차비를 주지는 못할망정 어떤 부가 설명 없이 ‘환경부담금’이란 명목으로 참가 비용을 요구한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자신들이 필요한 배우를 선발하기 위한 행사에 돈을 받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데 ‘환경부담금’에 대한 책임을 지원자에게 묻는 발상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 지망생은 “(제작사가)차비 등 지원금을 주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밥 한 끼 사먹을 돈도 아까워하는 가난한 배우들의 돈을 그렇게까지 걷고 싶은지 되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당시 제작진에 참가비 부담 내용을 문의한 지원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제작진은 오디션 당일 수많은 참가자들이 몰려들 것을 예상해 비교적 큰 장소를 대관했고, 다과비용과 청소비용 등 대관과 관련한 일정 금액을 지원자들에게 걷는 과정에서 ‘환경부담금’이란 명목으로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공지 내용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기획사 대표는 “20여년을 연예계에 몸담았지만 대관 비용을 제대로 충당하지 못해 지원자들에게 돈을 요구해야 할 정도의 예산이면 그 작품은 제작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업체 관계자 역시 “보통 제작비에는 오디션 비용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주최 측이 오롯이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부담을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연기에 대한 목마름, 한 배역이라도 절실한 배우 지망생들은 부당함을 감수하고 그 돈을 내고 오디션을 봐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매니지먼트업계에서 이런 요구를 하는 오디션을 발견했다면 소속배우가 참가조차 하지 않게 걸렀을 텐데 문제는 혼자 프로필을 들고 고군분투하는 개인 지망생”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 연기학원을 끼고 오디션을 봤던 1980~1990년대에는 오디션 참가비를 걷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2020년을 바라보고 있다”며 “지금 업계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귀신과산다’ 제작진 측은 이에 대해 “공지를 올린 뒤 많은 지원자분들이 관련 문제에 문의와 지적을 해주셨다”며 “의견을 수렴한 결과 배우분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 판단해 공지를 올린 바로 다음날 제작사 측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정정 메일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관비용을 제하고 남은 비용을 제작비로 사용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는데 억측일 뿐이다”라며 “배우분들의 의견을 받아 참가 비용을 받지 않을 것이고, 정정메일을 보낸 것 역시 배우분들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 영화 제작 과정에서도 오디션을 진행하며 지원자들에게 참가 비용을 부담케 했다는 사실이 배우의 폭로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