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레 "'안녕?나야!' 통해 힐링, 최강희 덕에 성장" [인터뷰]

by김현식 기자
2021.04.21 15:54:59

과거에서 온 17세 반하니 役
"20년 전 문화 알아가며 재미 느껴"
"현실에선 BTS 노래 들으며 힐링"
"다양한 장르서 도전 이어가고파"

‘안녕? 나야!’ 스틸컷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어요.” 첫 주연작인 KBS2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를 통해 잠재력을 폭발시킨 배우 이레의 말이다.

이레는 지난 7일 종영한 ‘안녕? 나야!’(극본 유송이, 연출 이현석)에서 갑작스럽게 미래로 시간여행을 해 20년 후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17세 반하니 역을 맡았다. 호수고등학교 ‘퀸카’이자 ‘핵인싸’로 찬란한 나날을 보내던 ‘17 하니’는 자존감이 완전히 무너진 초라한 모습이 된 ‘37 하니’를 만나 충격에 빠지는 것도 잠시, 그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레는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17 하니’를 매력 넘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드라마 종영 이후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레는 “방송으로 안 나와도 좋으니 촬영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마가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며 ‘안녕? 나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배우이자 시청자로서 판타지적인 이들이 벌어진 ‘안녕? 나야!’ 속 이야기를 흥미롭게 지켜봤다”며 “‘17 하니’에 완전히 스며들어 감정을 고스란히 안고 연기를 했던 만큼 저 역시 작품 속 ‘17 하니’와 마찬가지로 힐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10년 후 혹은 20년 뒤에 나에게 하니와 같은 상황이 주어진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떠올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꼭 빛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에 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고, ‘내면이 당당하고 떳떳한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도 됐죠. 눈치보지 않고 원하는 것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는 ‘17 하니’를 보면서 ‘나도 자존감을 가지고 멋지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안녕? 나야!’ 스틸컷
이레는 2006년생인 신예 배우다. 실제 나이가 ‘17 하니’보다 한 살 적은 16세다. 그런 만큼 폴더폰을 사용하고 핑클 노래에 열광하는 20년 전 고등학생들이 즐기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관련 물음에 이레는 “완전히 스며들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유행은 돌고 도는 만큼 ‘지금도 하는 걸 이때도 했었구나’ 하면서 예전 문화를 알아가는 게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덧붙여 “핑클과 클론 노래는 워낙 유명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노래들도 있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가 따로 있냐는 물음에는 “무덤까지 비밀로 가져가려고 했는데 물어보신다면 어쩔 수 없이 답변드리겠다. 방탄소년단님들을 정말 좋아한다. 방탄소년단님들의 노래를 들으며 힐링과 위로를 받는 편”이라고 답하며 수줍어했다.

‘37 하니’ 역할을 맡은 최강희와 대부분의 장면을 함께하며 연기 호흡을 맞춘 건 이레에게 귀중한 자산이 됐다. 이레는 “(최)강희 언니는 ‘17 하니’를 연기하는 ‘배우 이레’뿐 아니라 마음이 여린 ‘16세 이레’에게도 큰 도움을 주셨다”면서 “낯을 많이 가리는 저에게 먼저 다가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곳에서도 본 적 없는 언니만의 독특한 연기를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이렇게도 표현할 있고 사람을 웃기고 울릴 수 있구나’ 싶었던 적이 많다”면서 “‘쿨’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뭐든 다 도전해보려고 하시는 모습도 많은 배움이 됐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이레는 ‘17 하니’가 과거로 돌아가는 터널 앞에서 ‘37 하니’에게 조언을 듣는 장면을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으로 꼽았다. 이레는 “‘37 하니’가 ‘17 하니’에게 앞으로 닥칠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해주며 두려움을 잘 이겨내라는 말을 해주는 순간이었어요. 너무 몰입을 한 상태에서 촬영하면서 계속 울컥 울컥하기도 했고, 제가 정말 ‘17 하니’가 된 것처럼 터널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죠.”

그간 영화 ‘소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반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스타트업’ 등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져온 이레는 ‘안녕? 나야’를 통해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차기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다. 인터뷰 말미에 이레는 “그동안 틀에 박히지 않은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렸다고 생각하고 그럴 수 있었다는 것에 행복함과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고를 때 보는 사람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어떤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