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차트에는 왜 임영웅 노래가 많을까? [궁즉답]
by윤기백 기자
2022.03.28 20:07:51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임영웅은 자타공인 트롯계 최고의 스타입니다. 가요계 전체로 봐도 임영웅은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죠. 실제로 임영웅은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을 제치고 ‘10월 가수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했고, 이후에도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임영웅은 발표하는 노래, 출연한 예능, 광고한 제품 모두 최고의 성과를 낼 정도로 엄청난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본업’인 가수 활동으로 이뤄낸 성적표가 무척이나 대단합니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음원차트인데요. 그동안 음원차트가 아이돌 가수의 전유물로 불렸다면, 임영웅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상황이 ‘확’ 달라졌습니다. 트롯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음원차트 1위는 물론, 기존 발표곡이 차트 상위권에 줄줄이 랭크되는 등 톱 아이돌 가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8일 오후 3시 기준 멜론 톱100 차트를 살펴보면,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가 4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 (여자)아이들, 2위 박재범·아이유, 3위 레드벨벳, 6위 태연 등 정상급 아이돌과 가수가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는데도 굳건히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14위 ‘이제 나만 믿어요’, 21위 ‘다시 사랑한다면’, 25위 ‘그대라는 사치’, 27위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30위 ‘잊었니’, 32위 ‘히어로’, 36위 ‘끝사랑’, 42위 ‘Bk LOVE’, 69위 ‘계단말고 엘리베이터’ 등 멜론 톱100에 수많은 곡이 차트인했습니다.
이처럼 임영웅이 음원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충성도 높은 팬덤 덕분입니다. 임영웅은 TV조선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인데요. ‘미스터트롯’ 출연 과정에서 모인 팬의 수만 무려 17만명(28일 기준)이 넘습니다. 이들은 ‘영웅시대’라는 팬카페를 꾸리고, 그곳에서 임영웅을 향한 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팬 활동 중에 가장 으뜸은 ‘음원 스트리밍’입니다. 일명 ‘스밍’이라 불리는데요. 이곳에서는 임영웅의 주요 노래가 각종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플레이리스트’(음원 재생순서)를 구성해 스밍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팬이 임영웅의 노래들을 꾸준히 스밍한 덕분에 그의 노래가 각종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인데요. 더불어 차트에 오른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푹 빠진 일반인들이 스트리밍에 동참하면서 그의 곡이 롱런하게 된 것입니다.
또 하나. 임영웅의 팬덤을 구성하는 연령대가 중장년층이란 점도 주목해야 하는데요. 중장년 팬덤은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에 비해 특정 곡을 오랜 시간 소비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래전에 발표한 곡도, 최신곡도 꾸준히 함께 스밍하다보니 다양한 노래가 음원차트에서 호성적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있는 청취자 수도 주목할 만합니다. 멜론의 통계자료인 ‘차트 리포트’에 따르면,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는 오후 3시 기준 2만8237명이 청취했습니다. 임영웅 팬카페 회원수의 1/6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24시간 누적으로는 22만1505명이 들은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전남 목포시 인구(21만8605명, 통계청 2월 집계)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임영웅의 음악을 선호하는 연령대와 성별에 관한 차트 분석 자료는 안타깝게도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없습니다. 대신 네이버 댓글 통계를 통해 임영웅 팬덤의 성비와 나이대를 가늠할 수 있는데요.
임영웅을 다룬 본지 기사의 네이버 댓글 통계를 살펴보면, 여성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A기사와 B기사 모두 성비는 여성이 95%로 집계됐습니다. 연령대의 경우 50대가 A기사 48%, B기사 5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요. 이어서 60대, 40대, 30대 순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장르가 트롯인 만큼 중장년층이 팬덤의 주 구성원이고, 남자 가수인 만큼 여성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러한 맥락으로 보면, 임영웅의 음원을 소비하는 주 연령대와 성별도 중장년층(50~60대)과 여성이라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