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경질에 '보이지 않는 손' 있다?
by이석무 기자
2011.12.08 16:05:07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두고 축구계 안팎에서 이런저런 말이 많다.
조광래 감독의 표면적인 경질 이유는 경기력 부진. 한일전과 레바논전 참패 이후 월드컵 본선 진출이 위협을 받자 고민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이 한창 진행 중이다. 불안하지만 조 1위도 지키고 있다. 게다가 다음 경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 그런데 감독을 전격 교체한다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이번 감독 경질에 축구협회 외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추측이 강하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축구관계자는 "축구협회를 후원하는 기업이나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가 직접 감독 교체를 요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광래 감독도 이메일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외부적인 변수에 의해 대표팀 감독직이 좌우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축구협회의 공식스폰서로는 KT, 하나은행, 현대자동차, 교보생명, E1, 아시아나항공, 삼성, 하이트진로, 카페베네 등이 있다. 이들 기업들이 막대한 돈을 지불한 덕분에 축구협회의 올해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황보관 기술위원장도 8일 기자회견에서 "축구에서 스폰서는 중요하다. 대표팀 성적에 대해 문제 제기가 계속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의혹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특히 방송사와의 사전 교감은 충분히 의혹을 살만하다. 조광래 감독의 경질 소식은 7일 밤 KBS 스포츠뉴스를 통해 단독 보도됐다. KBS 스포츠뉴스는 황보관 기술위원장의 인터뷰까지 넣는 등 기사를 미리 준비해놓은 흔적이 역력했다.
하지만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조광래 감독을 만나 경질을 통보한 것은 7일 오후였다. 경질 과정에서 KBS가 개입돼있다는 추측도 무리가 아니다.
일부 축구팬들은 조광래 감독 경질이 정치권에서의 외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이 현재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자 유력한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확인되지 않는 추측일 뿐이지만 축구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스포츠이고 큰 파급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