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말하겠다”라던 안세영, 말 아끼며 급히 자리 피해 [파리올림픽]

by허윤수 기자
2024.08.07 17:58:31

7일 오후 귀국 후 취재진 앞에 섰으나 극도로 말 아껴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
인터뷰 중 관계자가 안세영 데리고 급히 자리 떠나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종도=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갈등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조짐이다.

안세영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이제 막 도착했고 협회, 소속팀과 이야기한 게 없어서 자세한 건 상의한 뒤 말씀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먼저 귀국한 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은 안세영과의 갈등은 없었다며 “사실 협회에서 많은 잘못을 한 것처럼 보이는데 (추후 배포할) 보도자료를 보면 이해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아시안게임 이후 부상 오진과 안세영이 대표팀과 함께 할 수 어렵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 “확인해 보겠다”라고 전했다.

안세영은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추가 발언을 예고했다. 그는 “제 입장은 한국 가서 다 얘기할 수 있게 하겠다”라며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말했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시합을 하던 중 주저앉아 힘들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 그는 “지금 많이 복잡하다”라면서 다시 한번 한국에서 추가적인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불참도 자기 뜻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의 발언에 이날 인천국제공항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과 팬이 몰려 뜨거운 인기와 함께 최근 논란에 관한 관심을 짐작하게 했다. 그는 막상 취재진 앞에 서자 말을 아꼈다. 안세영은 “일단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싸우려고 하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서 이해해달라는 말씀을 드린 거였다”라고 전했다.

김 회장이 안세영과의 갈등을 부인했다고 묻자 “이것 역시 더 상의해 보고 말씀드리겠다”라며 “이제 도착해서 정말 아무것도 못 했다”라고 답했다. 협회에서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참석을 막지 않았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말 논란이 많은데 조금 말을 자제하겠다”라며 협회, 팀과 상의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후 추가 질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속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갑자기 안세영의 손을 잡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취재진이 쫓아갔으나 버스에 몸을 싣고 그대로 떠났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안세영은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협회를 향해 작심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대표팀에 크게 실망했었다”라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 관리·훈련 방식·대회 출전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협회는 안세영이 언급한 부상 관리 등의 부분이 정확히 어떤 걸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했고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무리한 출전 강행 논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배드민턴협회가 안세영과의 갈등을 부인하고 안세영 역시 대화가 필요하다고 반복하면서 양측 사이의 갈등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공항에는 배드민턴 대표팀을 비롯해 사격 대표팀, 체조 대표팀이 함께 귀국했다. 모든 포커스가 안세영과 배드민턴협회의 갈등에 쏠리면서 다른 선수들은 충분한 환대를 받지 못했다. 또 대한사격연맹과 대한체조협회가 각 대표팀을 위한 축하 현수막을 마련했으나 배드민턴협회가 준비한 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