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이효리!' 8천 관객 열광시킨 댄스 여제(女帝)의 팔색조 무대

by양승준 기자
2008.12.19 23:34:02

▲ 가수 이효리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천하무적 이효리!’

유명무실이 아니었다. 이효리는 콘서트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압도했다. 가요계 댄스 여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하고 섹시한 공연이었다.

이효리는 19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천하무적 이효리’란 콘서트를 열었다. 오프닝곡은 3집 수록곡 ‘천하무적 이효리’. 좌우로 열리는 무대 중앙 원형 스크린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이효리는 하얀 재킷으로 여제의 위용을 뽐내며 무대를 압도했다. 이후 이효리는 ‘톡톡톡’, ‘헤이 미스터 빅’ ‘다크 앤젤’ ‘겟 야’ 등 히트곡을 열창하며 8000여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번 콘서트는 이효리가 데뷔 10년 만에 처음 갖는, 그리고 여자 댄스 가수가 갖는 공연이라 팬들의 기대와 동시에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 여자 댄스 가수가 세 시간 넘는 공연을 다양한 레퍼토리의 음악으로 단독 공연을 꾸려 나가는 것은 무리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 때문이다.



하지만 이효리는 3시간의 공연 동안 화려한 무대 연출과 함께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이며 이런 우려를 한 번에 날려버렸다. 공연 준비로 무리한 탓에 사흘간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이날 무대에 가까스로 오른 이효리였지만 무대에서 그의 눈빛과 동작은 한 치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효리는 ‘애니 모션’ 같은 경쾌한 댄스곡은 강렬하게, 외부의 날선 시선에 상처 입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돈 크라이’ 같은 곡은 처연하게 무대를 연출하며 공연의 완급을 조절해 나갔다. 데뷔 10년 차 가수에게서 느낄 수 있는 능숙한 무대 매너가 오롯이 묻어 난 순간이었다.
 
▲ 가수 이효리

이효리 공연의 백미는 단연 무대 의상. ‘핀업걸’ 스타일의 컬러풀한 의상으로 발랄함을 뽐내는가 하면 몸매 라인이 드러나는 은빛 쇼트드레스로 관능미를 뽐냈다. 또 검정색 가죽의상으로 팜므파탈의 고혹적인 분위기를, 하얀 셔츠 하나로 순수하면서도 섹시함을 연출해 패셔니스타 다운 면모를 이날 공연에서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이효리는 “콘서트 준비하느라고 두 달 동안 밤새며 준비했다. 감기 몸살에 걸려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렸는데 태반 주사를 맞으니 좀 괜찮아져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게 됐다”고 팬들에게 눙을 치며 인사를 전했다. 또 “스무살 때부터 연예계에 들어와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공연에서 여러분들을 보이 힘이 난다”고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이날 이효리의 데뷔 10주년 콘서트를 축하하기 위해 핑클 멤버들을 비롯, 휘성, SG워너비 등 후배 가수들이 나와 그녀의 공연을 응원하기도 했다.

키드락의 ‘온리 갓 노스 와이’(Only God Knows Why)를 직접 기타로 연주하고, 마야의 ‘게토 슈퍼스타’(Ghetto Superstar), 자우림의 ‘밀랍천사’를 부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효리. 본 공연 마지막곡 ‘유 고 걸’이 끝났지만 관객들의 커튼콜 요청은 계속 이어졌고, ‘텐 미닛’으로 공연의 성대한 막은 내려졌다. 댄스 여가수로서 의상에서 안무에 이르기까지 팔색조 공연을 펼친 이날 이효리의 공연은 가요계에 있어 그녀의 존재를 다시한번 입증케 한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