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승준 기자
2012.11.15 16:04:47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이 KBS에서 방송되는 드라마와 예능 촬영 거부에 돌입한 지 4일째. 양측이 여전히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연노는 “외주제작사가 미지급한 출연료를 방송사가 책임져야 한다”며 지난 12일부터 드라마와 예능 녹화장 항의 방문을 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KBS 측은 “외주제작사에 이미 출연료를 다 지급했으니 책임이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KBS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모양새다. KBS와 한연노 측은 이달 셋재주 초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연노는 이에 ‘장기 투쟁’ 방식을 택했다.
한영수 한연노 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만나 “KBS 측이 대화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단기간에 끝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KBS를 여러모로 압박할 눈치다.
한연노 조합원 일부는 지난 12일 KBS 1 일일극 ‘힘내요, 미스터 김!’과 사극 ‘대왕의 꿈’ 촬영을 거부했다. 14일 ‘개그콘서트’ 녹화장 항의 방문을 시도한 데 이어 주말극 ‘내 딸 서영이’ 녹화장을 찾아 항의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KBS가 탤런트 대기실을 폐쇄하고 연기자 출입도 통제하고 있다”며 “연기자 대기실은 50년 동안 한 번도 폐쇄된 적이 없다. 이는 KBS가 연기자를 가족처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투쟁의 강도를 높여간다는 입장이다.
KBS는 이에 “한연노의 촬영장 점거 시도는 부당한 행위”라는 입장이다. 한연노 측의 탤런트 대기실 폐쇄 주장에 대해서는 “폐쇄가 아니다”라며 “한연노 노조원의 촬영장 점거 소식이 들려와 원활한 제작을 위해 녹화장 등 출입 관리를 강화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KBS는 여전히 “출연료를 KBS가 책임지라고 하는 일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외주제작사에 제작비를 이미 전액 지급했는데 KBS가 이를 또 부담하는 건 이중지급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한연노는 KBS에서 전파를 탄 5편의 외주 제작사 드라마 출연료 약 13억 원이 지급되지 않았고, 방송사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촬영 거부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