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인물탐구③]멤버들이 직접 꼽은 '빅뱅을 만든 사람들'
by박미애 기자
2008.09.24 14:32:38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도 없었다.’
음반도, 음원도, 방송도 1위의 연속이다. 빅뱅의 이야기다. ‘문화대통령’ 서태지가 이끌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멤버였던 양현석이 지난 2006년 아이들그룹의 역사를 바꿔놓겠다며 야심차게 탄생시킨 5명의 소년들이 불과 1년 만에 아이들그룹의 정상을 차지하더니 2년을 넘긴 지금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수들은 이름 따라 간다는 속설처럼 가요계 ‘대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빅뱅. 이들이 오늘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안팎에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력자들을 살펴봤다.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기도 한 양현석은 세븐, 지누션, 원타임 그리고 빅뱅을 성공시킨 가요계 ‘미다스의 손’ 중 한 명이다. 그의 존재는 소속사 대표이기 이전에 엄격한 스승이다.
그의 트레이닝 방식은 철저한 방임주의. 칭찬엔 인색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그의 트레이닝 방식은 오히려 멤버들에게 양현석의 인정을 받고픈 의욕을 불태우게 했고 그 결과 빅뱅은 독립심 강한 아이들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양현석 사장님은 저희더러 알아서 하라고 해요. 저희가 하고 싶은 걸 알아서 찾고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을 요구하라고 말씀하세요. 처음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어려웠는데 그 덕분에 멤버들이 각자의 '끼'를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승리)
양현석은 한 번 앨범 작업에 착수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다. 빅뱅의 이름으로 발표된 뮤직비디오는 총 16개지만 사실은 양현석이 완성도를 이유로 폐기처분한 뮤직비디오도 더러 있다. 한 마디로 완벽주의자다.
이런 그를 가리켜 빅뱅의 멤버 태양은 “가장 높은 하지만 언젠가는 극복해야만 하는 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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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안무팀의 이재욱 팀장은 빅뱅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무대에서 늘 멤버들과 함께 해왔다. 그래서 빅뱅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팬들 사이에서 ‘냉정한 형’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모양이지만 10년 가까운 터울에도 불구하고 빅뱅 멤버들이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친형처럼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따뜻한 형이다.
지난 8월 빅뱅이 SBS ‘인기가요’로 컴백 무대를 가졌을 때 이 팀장은 누구보다 열심히 모니터링하고 조언해주며 빅뱅의 컴백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애썼다. 빅뱅의 히트곡 ‘거짓말’과 ‘마지막 인사’의 안무는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제가 들어오기 전부터 YG엔터테인먼트에 있었는데 춤으로는 대선배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받아요. 게다가 친형처럼 친해서 같이 놀러 다니고 고민도 상담하고 그러죠. 나이 차는 10살에 가깝지만 춤 하나로 통하는 뭔가가 있어요.”(태양)
빅뱅의 스타일은 이들의 음악 못지않은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워낙 패션 감각이 뛰어난 빅뱅이지만 이들의 스타일이 돋보이게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따로 있다. 바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일리스트 지은 실장이다.
이재욱 팀장과 마찬가지로 지은 실장은 일적인 관계를 떠나서 빅뱅에겐 가족 같은 존재다. 빅뱅은 “우리는 좋아하는 스타일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스타일링 하는 것이 까다로울 수도 있을 텐데 그걸 이해하고 어울리는 옷을 입혀준다. 심지어 멤버들이 모르는 콤플렉스까지도 알아 멋스럽게 잘 커버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은 실장은 데뷔 초부터 빅뱅 멤버들의 개성을 살린 스타일링을 추구해왔다. 빅뱅이 기존의 다른 아이들그룹처럼 획일적이거나 틀에 맞춘 듯 심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면 이만큼 주목받지 못했을 터다. “음악과 패션만큼 좋은 궁합은 없다”는 리더 지드래곤의 말처럼 빅뱅은 음악과 패션으로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며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도 지은 실장의 덕이다.
빅뱅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가는 매니저. 양현석 대표 이하 YG엔터테인먼트에는 이사, 실장, 부장, 차장, 과장 등 많은 직책의 매니저들이 있다. 이 모든 사람이 빅뱅을 위해 불철주야 일한다.
오늘날 빅뱅이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사람들을 꼽으라는 주문에 탑은 매니저 형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언급하더니 “너무 많아서 다 얘기할 수 없다”며 곤란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빅뱅은 지난 2006년 8월 데뷔한 후 최근까지 그룹으로 또는 솔로로 활동하며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이러니 매니저들도 못 쉴 수밖에. 그들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음반 PR 및 일정에 따른 기본적인 업무는 물론 빅뱅의 곁에 있으면서 팬들의 전화 공세에 시달리는 일도 적지 않다. 어떤 날에는 하루에 수백 통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 매니저나 댄서, 스타일리스트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빅뱅을 빛나게 하는 얼굴들이다.
그리고 YG패밀리가 있다. YG엔터테인먼트라는 같은 레이블 아래 ‘패밀리’라는 말이 붙은 것처럼 정말 가족같은 존재가 됐다. 빅뱅은 YG패밀리에 소속된 세븐, 거미, 그리고 빅뱅의 앨범에 프로듀서로서 도움을 준 테디(원타임), 쿠시(스토니스컹크) 등 많인 식구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세븐 형은 같이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시기에 지용(지드래곤)이와 제가 많이 의지하곤 했어요. 세븐 형은 제 롤모델이나 다름없어요.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후배를 아끼는 마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프로답게 대처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싶어요.”(태양)
“거미 누나는 멤버들의 성격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늘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그런 걱정을 부담스러워하는 제 성격까지도 너무 잘 알고 배려해주는 좋은 누나예요. 그리고 쿠시 형은 캐릭터가 독특하고 괴짜 같은 면이 있는데 저희가 서는 무대 하나하나 모니터링 해주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형이에요.”(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