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노출했다간 퇴출"…칸 영화제 '누드 금지령', 왜?

by김보영 기자
2025.05.13 14:23:30

칸 영화제, 개막 24시간 전 공식 홈페이지에 발표
"누드 및 볼륨감 과한 드레스, 모든 공간서 금지"
벨라 하디드, 지난해 시스루 드레스 입고 등장 빈축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현지시간으로 13일 개막해 24일까지 열리는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칸영화제) 주최 측이 영화제 개막 24시간을 앞두고 레드카펫 행사 등에서 누드 등 노출이 과한 의상 착용을 금지한다는 새 방침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1년 칸 영화제에 참석한 벨라 하디드. (사진=AP/뉴시스)
미국 매체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제78회 칸영화제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품위 유지를 위해 레드카펫 뿐 아니라 축제 장내 모든 지역에서 노출된 몸(누드)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영화제 측은 해당 방침을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자주 묻는 질문(FAQ) 카테고리 답변에 명시했다. 영화제는 FAQ 항목 내 ‘복장 규정(드레스 코드)이 있는가’란 질문 항목에 이같은 방침을 밝히며 “이러한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레드카펫 출입을 금지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제에 따르면, 행사의 품위 유지를 위해 참가자들은 레드 카펫을 비롯한 모든 영화제 내 행사 공간에서 누드 복장을 입지 못하는 것은 물론, 관객들의 동선을 방해하고 극장 내 좌석 배치를 복잡하게 만드는 볼륨감 있는 의상, 옷자락이 지나치게 긴 거추장스러운 드레스 의상도 허용되지 않는다.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 중에서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 영화제는 긴 역사만큼이나 엄격한 복장 규율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뤼미에르 대극장 저녁 상영회는 초청작 감독, 배우는 물론 작품을 관람하는 모든 관객들이 롱 드레스, 턱시도, 리틀 블랙 드레스, 어두운색의 슈튜 정장을 착용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신발 역시 굽이 있거나 없는 구두 및 샌들 착용만 가능하다. 백팩 등 큰 가방을 들고 극장에 입장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대신 대극장 저녁 상영회를 제외한 모든 상영은 단정한 복장이기만 하면 출입할 수 있다.

칸 영화제 주최 측의 조치와 관련해 CNN은 “최근 각종 영화제나 축제 등에서 ‘누드’ 드레스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에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멧 갈라와 그래미 어워드 등 각종 해외 유명 시상식에선 초청된 일부 배우나 가수, 인플루언서들이 노출이 과하거나 기괴한 디자인의 의상을 입고 공식석상에 등장해 화제 및 구설수를 일으키는 일이 최근들어 많아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래퍼 칸예 웨스트의 아내 비앙카 센소리가 시상식에 초대받지 않았음에도, 주요 신체부위가 그대로 드러나는 얇은 시스루 소재의 미니 드레스를 입고 포토월에 등장해 세계적인 충격을 안겼다.

칸 영화제의 경우, 지난해 모델 벨라 하디드가 명품 브랜드 생로랑의 살구색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영화 ‘어프렌티스’의 시사회에 참석했다가 빈축을 샀다. 해당 의상을 입고 레드카펫에 선 그녀의 가슴 부위 등이 훤히 비쳐 노출이 됐고, 이에 “영화제의 권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접했다. 벨라 하디드는 2021년에도 가슴 부위가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레드카펫은 스타들이 다양한 의상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며 화제성을 겨루는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제의 한정된 시간, 한정된 레드카펫의 공간에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몰리는 만큼 지나치게 화려한 의상이 다른 참가자들의 시야 확보와 통행을 방해한다는 지적들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개막식 하루 전 영화제가 금지 규정을 밝힌 만큼, 이들이 밝힌 규정이 이날 열릴 개막식에서 얼마나 엄격히 적용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칸 영화제는 24일까지 프랑스 칸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한국 장편 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되지 못했다. 대신 한국 감독의 단편 영화 두 편이 초청됐고, 홍상수 감독이 한국인 중 여섯 번째로 올해 영화제의 심사위원단에 합류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