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이병헌 감독 "안재홍, 진짜 차은우 되고 싶다고…핵 장면=현타" [인터뷰]②
by최희재 기자
2024.03.18 12:10:41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현장에 갔는데 무섭고 얼굴도 빨개지고 그랬어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 인터뷰에서 이병헌 감독이 배우들과의 호흡과 비하인드에 대해 전했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최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 영화 ‘스물’, ‘극한직업’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류승룡, 안재홍은 이 감독과 각각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이 감독은 류승룡, 안재홍 캐스팅 이유에 대해 “어려운 코미디 작품이었고, 그렇다면 누가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이야기와 장르를 떠나서 처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배우들이었다. 근데 하필이면 싱크로율까지 높아서 너무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창작자로서 느끼는 재미를 배우분들도 재밌게 느껴주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유정과의 첫 작업은 어땠을까. 이 감독은 “처음 작업해 보는데 베테랑 선배님 포스가 있다”면서 “뭐든지 뚝딱뚝딱 잘하셨고 디렉션도 별로 필요가 없었다. 카메라 옆에 가서 금방 해내고 오는 걸 보면서 기술적으로도 너무 좋은 배우지만 ‘진짜 선배님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느낀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딱 하나, 극 말미 ‘핵 장면’이었다. 이 감독은 “쓸 때는(웃음) 머릿속에서는 너무 재밌었다. 막상 내가 현장 나가서 이걸 보여주고 영상으로 만들어내야 된다고 했을 때 안 될 것 같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배우분들은 너무 진지하게 이걸 준비했다. 안무실까지 잡아서 안무팀까지 불러서 몇 가지 동작을 준비하고 그랬다. 배우들이 창피할까봐 저도 춤도 추고 그랬다”고 말했다.
안재홍이 보라색 기계에 들어가 차은우를 외치는 장면도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배우랑 진짜로 변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하면서 찍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근데 현장에서 농담도 많이 안 했던 것 같다. 배우분들이 진지하게 해주셔서 조용했던 현장이었다.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부터는 매일매일 정말 재밌는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이 ‘닭강정’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생각하는 모든 걸 대사로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처음 봤을 때 편견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이어 “가볍게 시작했는데 외계인이 등장했는데 거기서 끝낼 순 없겠더라. 이야기를 덧붙이면서 주제를 확장할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