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되도록 IOC 위원들에 뇌물"
by이지은 기자
2022.09.22 15:40:45
영국 더 타임스, 전직 국제경기연맹 관계자 단독 인터뷰
김호 "2000 시드니올림픽 입성 위해 1994년 파리 총회서 뇌물 건네져" 주장
IOC 성명 내고 진실성에 의문 제기…"오랜 기피 인물"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전직 국제경기연맹 관계자가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게 뇌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 전경. (사진=AFPB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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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21일(한국시간) 김호 전 세계태권도연맹(WTF, 현재 WT) 홍보마케팅부장 및 전 국제복싱협회(AIBA, 현재 IBA) 사무총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에 만연한 뇌물 관행과 비리에 관해 보도했다.
김 씨는 고(故)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초대 총재가 IOC 부위원장을 지내던 1994년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태권도를 채택시키기 위해 IOC 위원들에게 현금과 자동차 등의 뇌물이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복싱에서도 폭로가 이어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100만 달러의 뇌물이 요구됐으며,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아제르바이잔이 금메달을 제안받은 후 대출 형태로 1000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우칭궈(대만) 전 IOC 집행위원이 2016년 AIBA 회장 선거에서 당선될 때도 각국 협회 대표들에게 뇌물이 건네졌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올림픽 스포츠의 부패에 대한 공개 조사에서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림픽 종목에서 복싱을 제외하겠다는 IOC의 위협 때문에 발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IOC는 성명을 내고 “AIBA는 2015년 6월 김씨를 해임했고, 그 이전부터 현재까지도 그는 수년간 IOC의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 인물)였다”면서 김 씨가 IOC 윤리위원회 등에 자신의 주장과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WT도 성명을 통해 “30년 전 전임 집행부에 대한 이런 의혹에 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면서 “모든 증거를 연맹 위원회와 공유하겠다. 적절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태권도는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IOC 총회에서 2028 LA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추인되며 8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 확정됐으나, 판정 및 도핑 시비에 휘말린 복싱은 내년 총회 전까지 개혁 상황에 따라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로 결정돼 퇴출 위기에 놓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