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전 감독의 故 최동원 추모편지 "지금도 그 볼 못잊어"

by이석무 기자
2021.09.14 16:59:42

부산 사직야구장 앞에 세워진 故 최동원 투수 동상. 사진=최동원 기념사업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무쇠팔’ 故 최동원 투수의 절친이었던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이 10주기를 맞이해 추모의 편지를 전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14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야구장 최동원 동상 앞에서 거행된 故 최동원 투수 10주기에서 직접 쓴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는 최동원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이 추모 행사에서 대신 낭독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대학 시절부터 함께 국가대표팀에서 뛰면서 친구의 볼을 받아 보았고, 프로에 들어와선 올스타전에서 친구의 볼을 받을 수 있었어. 친구의 묵직한 빠른 볼과 낙차 큰 드롭성 커브는 정말 환상적이었지. 지금도 그 볼을 잊을 수가 없다”고 떠올렸다.

이어 “너는 알고 있니? 친구 때문에 내 타율이 많이 떨어졌던 거 말이야. 친구가 아니었다면 아마 나는 통산 타율 3할은 훨씬 넘었을 거야. 너와 함께 선수 시절 말년에 삼성 라이온즈에서 호흡을 맞추며 뛰었던 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만수 전 감독은 “비록 전성기 시절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마운드에서 보여준 친구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폼이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투구하는 폼을 보면 누구인지 당장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친구의 투구폼은 정말 개성이 넘쳤지”라고 삼성에서 함께 뛰던 시절을 회상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하늘로 떠나기 전 힘든 와중에도 눈을 떠서 내 볼을 쓰다듬어주던 친구가 그립구나. 동원아. 지금도 친구의 어머님이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하셨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만수야. 동원이가 못다 한 꿈을 만수가 꼭 이루어주길 부탁한다’고 하셨지”라고 말했다.

또한 “친구는 어느 누구보다 야구를 많이 사랑한 친구였다. 나의 친구 동원아. 많이 보고싶고 그립다”라고 편지를 마쳤다.

다음은 이만수 전 감독의 편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