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변 속출’ 평창…무릎 꿇는 황제들

by조희찬 기자
2018.02.13 09:12:57

독일의 ‘루지 황제’ 펠릭스 로흐가 11일 오후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루지 싱글 4차 시기에서 19위에 머문 후 코치에게 위로 받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스포츠에서 기존 강자들이 패하는 ‘이변’은 보는 이들에겐 짜릿한 볼거리를 선사하지만, 당사자에겐 지우고 싶은 기억일 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기존 황제’들이 무너지는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루지 황제’ 펠릭스 로흐(29·독일)의 경기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최고의 이변 중 하나로 기억될 듯하다. 그는 11일 오후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루지 싱글 경기에서 금메달을 눈앞에두고 있었다. 1~3차 주행 합계 1위를 기록한 그는 4차 시기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네 번째 주행은 3차 주행까지 순위의 역순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21세기 최고의 루지 선수로 불리는 로흐가 힘차게 네 번째 스타트를 끊었다. 모두가 로흐의 우승을 예상하고 그를 축하할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그는 ‘악마의 구간’이라고 불리는 9번 커브에서 발을 살짝 끌었고 썰매가 미끄러지면서 날이 옆으로 틀어진 채로 10번과 11번 커브를 통과했다.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그는 결국 19위(48초109)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1~4차 시기 기록을 합산한 최종 성적은 5위로 뚝 떨어졌다. 예상하지 못한 금메달을 목에 건 데이비드 글라이셔(24·오스트리아)는 펄쩍 뛰었고 ‘황제’ 로흐는 머리를 쥔 채로 고개를 숙이며 괴로워했다.

지난 10일 여자 크로스컨트리 15km 스키애슬론 경기에서는 스웨덴이 세계 최강 노르웨이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스웨덴 샬로테 칼라는 결승선을 40분44초9에 통과하며 대회 3연패에 도전하던 ‘크로스컨트리 여제’ 마리트 비에르겐(노르웨이)을 누르고 새로운 황제로 등극했다.

스키점프 남자 노멀힐 개인전에선 이 종목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언급되던 카밀 스토흐가 4위에 머물렀다. 스토흐는 2014 소치올림픽 노멀힐과 라지힐 개인전을 모두 석권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독일의 신예 안드레아스 벨링거(23)에게 발목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