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佛르몽드와 인터뷰 "플라티니는 블라터 체제의 연속"
by이석무 기자
2015.08.22 12:54:03
|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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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부회장이 프랑스의 세계적인 권위지 ‘르몽드(Le Monde)’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FIFA회장이 돼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르몽드는 ‘플라티니는 블래터 체제의 연속이다’라는 제하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정 명예회장은 출마선언 장소로 플라티니의 본거지이자 FIFA의 창립지인 파리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호모사피엔스(인간)는 이성의 동물이다. 축구는 곧 ‘열정’이지만, FIFA 선거는 무엇보다 이성과 논리의 문제다. 나는 몇몇 유럽국가 축구연맹의 지지를 얻고자 한다. 나폴레옹이 말했듯,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말은 없다”고 말했다.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수 십 년간 FIFA 내부의 만성적 부패가 급증했다. 이제 FIFA를 상식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전 세계가 FIFA의 부패 사실을 알게 된 지금, 나는 (FIFA 개혁에)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FIFA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국제)기구로 거듭나야 하며, 투명성 및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 회장, 집행부 및 사법기관 간의 권력 분립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집행부와 사법기관의 주요 책임자들은 FIFA로부터 독립적인 위원회 및 기관으로부터 지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몽준 명예회장의 르몽드 인터뷰 전문
프랑스 LE MONDE, 2015.8.21(금)일자 7면 (SPORT & FORME난)
정몽준 <플라티니는 블라터 체제의 계승이다>
전 FIFA 부회장이자 현대그룹의 상속자인 한국인 정몽준이 FIFA 차기 회장선거에 출마한다. 그는 ‘플라티니는 블라터가 초래한 문제들을 고스란히 계승할 것’이라고 말하며 플라티니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 후보로 나선 한국인 정몽준이 8월 17일 월요일, 그의 선거 캠페인의 출발점으로 파리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63세의 현대그룹 후계자는 전 FIFA 부회장(1994-2011)을 역임했으며, 2016년 2월 26일 취리히에서 치러질 FIFA의 특별 선거 의회(extraordinary elective congress)에서 그의 주요 라이벌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그는 파리 16구에 위치한 샹그릴라 호텔에서 르몽드 기자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자신의 공약을 설명했다. 이 억만장자는 16년간 대한민국 축구협회의 회장을 역임했으며(1993-2009),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월드컵 조직위원회 회장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1998년 이후 블라터 FIFA 회장에 맞선 ‘No.1 도전자’였다는 사실과, 자신이 FIFA 차기 회장이 되기를 열망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그 다음 상황까진 예상하지 못했다. 공식 출마 선언 직후, 블룸버그 통신이 ‘FIFA 윤리위원회가 정몽준의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FIFA 윤리위원회는 2010년 정 명예부회장으로부터 아이티와 파키스탄 축구연맹으로 넘어간 기부금 사용처에 주목했다. 이 기부금은 아이티 대지진과 파키스탄 홍수 당시 두 국가에 건네졌다.
정몽준은 “만약 기부금 사용처가 정확하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우리는 이번 일을 인도적인 기부까지 정치적 셈법으로 왜곡하는 FIFA의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시도로 간주하고 강력히 비난할 것이다”라고 대응했다.
-출마선언 장소로 플라티니의 본거지이자 FIFA의 창립지인 파리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호모사피엔스(인간)는 이성의 동물이다. 축구는 곧 ‘열정’이지만, FIFA 선거는 무엇보다 이성과 논리의 문제다. 나는 몇몇 유럽국가 축구연맹의 지지를 얻고자 한다. 나폴레옹이 말했듯,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말은 없다.》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그간 FIFA에서 일어난 일들은 한마디로 수치이다. FIFA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FIFA의 재정적 성과는 (탐욕에) 눈먼 지도자들을 윤리의 영역 바깥으로 떠밀었다. 그들은 블라터와 마찬가지로, 축구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자 했다. 지난 수 십 년간 FIFA 내부의 만성적 부패가 급증했다. 이제 FIFA를 상식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FIFA 재직 당시, 나는 블라터가 그러한 (지도자의) 모습을 증명해 보이기를 끊임없이 요구한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재정적) 투명성 제고를 주장했다.
전 세계가 FIFA의 부패 사실을 알게 된 지금, 나는 (FIFA 개혁에) 사명감을 느낀다. 2002년 선거에서 이사 하야투(카메룬) 아프리카축구연맹 회장이 블라터에게 패한 이후, FIFA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다. 6월 2일 블래터 회장이 사임을 발표했을 때, 나는 구체제(블라터 체제)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되었다. 이에 나 자신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개혁안은 무엇인가?
▲FIFA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 또 투명성을 높이고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 회장?집행부?사법기관 간 권력 분립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집행부와 사법기관의 주요 책임자들은 FIFA로부터 독립적인 기관으로부터 지명되어야 한다. (209개 국가의 축구연맹이 모이는) FIFA Congress는 진정한 의미의 공적 토론장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FIFA Congress는 원맨쇼one-man-show에 유리하다. (이를 막기 위해) 임기 제한이 도입되어야 한다.
또 FIFA 회장의 급여, 보너스, 지출과 같은 재정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나는 2002년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블라터 회장에게 그의 보수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었다. 당시 그는 나를 매서운 눈으로 바라보며 거만한 태도로 이를 거부했다. 심지어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CEO들도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는데 말이다. FIFA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구가 아니다. 명예와 긍지를 추구해야 하는 곳이다. 오늘날 블래터 회장은 전 세계로부터 야유를 받고 있다. 만약 내가 당선된다면,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한 번의 임기, 즉 4년 동안만 재임할 것이다.
-미셸 플라티니의 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의 좋은 친구인 미셸은 이 선거에 출마해선 안 된다. 그는 1998년 FIFA 회장 선거에서 레나트 요한슨(당시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상대로 한 블라터의 선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그는 블라터가 부패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자신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 만약 요한슨이 당선되었다면 FIFA가 이 정도로 난장판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플라티니는 자기 몫의 책임을 져야 한다. 실제로 그는 블라터를 자신의 멘토로 삼고 있다. 1998년, 블라터는 전임자인 아벨란제로부터 부패문화를 상속받았다. 플라티니는 블라터의 자문으로서 FIFA에 첫 발을 내디뎠다. 블라터 덕분에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들의 관계는 마치 부자지간 같다.
플라티니는 블라터의 비호속에 FIFA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곧 FIFA 부회장이 되었다. 2007년 유럽축구연맹 회장선거 전, 블라터는 집행위원회의 독립성을 무시하고 선거에 개입해 플라티니를 지지하기도 했다.
나는 변화를 표방한다. 나는 대륙연맹의 수장으로 FIFA 경력을 시작한 유일한 후보자이다. 미셸은 좋은 축구선수였으나 좋은 지도자는 아니었다. 다음 대표자는 기술감독이 아닌 위기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플라티니는 최근 블라터를 적으로 명명했다. 블라터와 가까웠던 연맹 역시 최근 그렇게 말했다. 어느 순간부터 이것이 유행처럼 되어버렸다.
-당신은 플라티니와 함께 집행위원회에서 일했었다.
▲플라티니는 자신이 피파의 부패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했다. 나는 그를 믿지만, 그 말 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는 더 알았어야 했고, 부패를 차단할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나의 경우 부패를 차단하는데는 실패했지만 적어도 최선은 다했다. 나는 1995년 부패 관련 문제들에 집중했었다. 그것이 플라티니와 나의 다른 점이다.
-조셉 블라터의 일들에 대한 당신의 관점은 어떤가?
▲피파는 지난 40년동안 블라터가 사무총장과 회장을 역임하면서 엄청난 재정적인 성공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가 과연 축구의 발전을 도모했는가? 혹은 이 같은 재정적 수익이 주로 축구발전에 집행되었는가? 이와 같은 부의 축적은 마치 모래성과도 같다. 블라터는 모두를 압도했고, 이로써 그는 부패의 진원지가 되었다. 그는 집행위원회와 대륙연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고소하면서 마치 자신은 희생자인양 행동했다. 이것은 마치 부모를 먹은 후 고아가 되었다고 우는 식인종과도 같은 행위다. 그는 1998년 카타르 출신의 알리 모하메드 빈 함만에게(2012년 부정선거로 피파에서 영구제명) 자신의 권좌를 물려 줄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이 약속은 절대 지켜지지 않았다.
-당신은 그가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그것은 진작 되었어야 했던 일이다. 나는 5월 선거 전 블라터가 사의를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는 2016년 2월까지 회장직을 유지할 것이고, 선거를 감독할 것이며, 떠나기 전 개혁을 단행할 것이다. 이건 웃음거리다. 유럽 의회가 권고했듯이 그는 즉시 6월 전에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블라터는 다음 회장선거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해야 할 것이다. 또한 피파 집행위원회는 임시 회장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회장선출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후보자들 간의 공개 토론회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권위를 세울 수 있는 방안이다. 또한 이것이 다음 선출된 회장이 가장 먼저 개혁해야 할 부분이다. 블라터는 더 이상 피파의 업무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왜 아직도 남아있는가?
-당신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선정에 참여했다. 한국은 2022년 유치국으로 지원했었다. 당신은 이 선거들을 둘러싼 부패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그렇게 빠르게 동시에 진행하자고 한 것은 블라터였다. 따라서 그에게 책임이 있다. 그 과정에 만약 명백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면, 새로운 개최지 선정 방식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클 가르시아 전 FIFA 부패조사위원장의 보고서가 빨리 공개될 필요가 있다. 그것을 숨기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위해서라도 월드컵 개최지 선정위원회는 선정 방식을 2020년 안에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