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31' 3연패 LG, 장점 무너져 더 아팠다

by정철우 기자
2014.09.09 18:30:43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G 트윈스가 3연패에 빠졌다. 5위 SK와 승차도 반 경기로 줄었다. 안 그래도 치열한 4강 싸움은 더욱 짙은 안개 정국 속으로 빠져들었다.

간단히 4위를 확정 지을거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LG도 긴장을 늦추고 있지 않았다. 언제든 고비가 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신중한 시즌 운영을 했다. 3연패도 정도는 계산에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LG가 지금 당한 3연패는 충격이 좀 더 컸다. 고비가 올 수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계산대로 됐다고는 할 수 없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며 당한 연패이기 때문이다.

LG는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린 저력을 보여줬다. 그 중심엔 막강한 불펜이 자리잡고 있었다.

컨디션을 회복한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신재웅-이동현-정찬헌-유원상-윤지웅-임정우 등 양과 질적으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다. 선발을 무리하지 않고 돌리면서도 정해진 패턴 대로 이기는 기회를 늘릴 수 있었던 이유다.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는 LG다. 특히 큰 것 한 방이 나오지 않아 매 경기 힘든 운영이 불가피 하다. 하지만 리드만 잡으면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은 LG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최근 LG는 이런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며 위기를 맞고 있다.<표 참조>

자료제공=베이스볼 S. 8일까지 성적
LG 불펜은 최근 5경기서 평균 자책점이 5.31을 기록할 만큼 안정감이 떨어졌다. 이전 5경기서 1.50의 평균 자책점(기간 2위)을 기록하며 5경기 중 4경기의 승리를 이끌었음을 감안하면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최근 3연패 역시 모두 불펜이 무너지며 패했다.

지난 주말 한화와 2연전서 이기던 흐름을 따라잡힌 뒤 두 경기 연속 최진행에게 결승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특히 7일 경기서는 이동현이 수비 도중 부상을 당했고, 믿었던 신재웅이 끝내기 홈런을 허용, 충격은 두배 그 이상이었다.

9일 광주 KIA전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싸움에선 양 팀 모두 3이닝 4실점으로 무승부. 이후 승부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불펜이 앞서 있는 LG가 유리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왔다.

LG는 5-6으로 뒤진 8회초, 2사 3루서 KIA 마무리 어센시오에게 박용택이 우월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동현이 나오기 어려운 경기였지만 봉중근이 버티고 있는 만큼 승리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LG는 KIA의 반격을 막지 못했다.

8회말 신종길이 2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김주형이 좌전 안타를 치며 1,3루가 됐다. 대타 필이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대타 박기남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결국 김주찬이 신재웅으로부터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치며 승부가 뒤집어졌다.

계속된 2사 2,3루서는 안치홍이 행운의 적시타를 치며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10-7, 승부를 갈랐다 .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 약점이 도드라진 패배는 어쩔 수 없다며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다. 하지만 LG는 가장 잘 하던 부분에서 삐끗하며 고비를 맞았다. 이제 3연패일 뿐이지만 좀 더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