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이병헌 감독 "용기 필요했다…호불호 나오면 성공" [인터뷰]①
by최희재 기자
2024.03.18 12:08:17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이병헌은 가둬놓고 이런 것만 찍게 해야 된다’는 것도 있었고, 사문난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어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 인터뷰에서 이병헌 감독이 공개 이후 소감을 전했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최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 지난 2019년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 장려상을 수상한 박지독 작가의 대표작 ‘닭강정’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스물’, ‘극한직업’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새로운 코미디물 ‘닭강정’으로 돌아왔다. 이 감독은 “저도 원작을 보고 처음 보는 색깔, 처음 보는 이야기라고 느꼈다. 시작 자체가 도전인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 용기도 필요했다. ‘이걸 왜 해야 되지?’ 의미도 찾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공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이 감독은 “내 작품을 이렇게 분석해 주시다니. 이런 적이 별로 없었는데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면서 “호불호라는 게 마냥 좋은 건 아니지만 나쁜 것도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제작사에서도 드라마를 위해 원작을 보여주신 건 아니었다. 저를 상대로 낚시를 하신 건지는 모르겠다”면서 “코미디라는 장르가 문화, 언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할 때 불리하고 어려운 장르다. 병맛이라고 하는데 저한테는 병맛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코미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어떻게 어필이 될까도 궁금했다. 처음엔 외모나 편견에 대한 이야기로 접근했다가 주제가 확장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저는 거기서 재미를 느꼈고, ‘해볼 만한 이야기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가치가 있는 이야기로 만들고 투자가 안 되어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촬영장 분위기도 진지했다고. 이 감독은 “저희는 생각보다 진지하게 접근했다. 가볍게 보일 수도 있고 병맛 코미디로 보여질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어렵다”며 “만드는 사람으로선 더 조마조마하고 진지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밀리면 죽는다. 쫄리지 말자’고 했다. 분위기는 항상 진지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 감독은 작품의 호불호에 대해 “호불호가 나오면 성공이라는 생각을 했다. 해외 관객에까지 어필해 보고 싶은 욕심, 전체적인 것들을 놓고 봤을 때 이런 데이터가 쌓여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