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NBA 결산 ②] 고개 숙인 MVP 출신 스타들
by박종민 기자
2013.12.31 15:19:17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올해는 유독 부상과 팀 성적 부진으로 고개를 떨군 스타들이 많았다. 르브론 제임스의 독주와 1990년대 스타들의 은퇴를 다룬 지난 기사에 이어 굵직한 스타들의 부상과 트레이드 소식을 정리해봤다.
| △ 데릭 로즈가 슛을 쏘기 위해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 / 사진= 데릭 로즈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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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를 앞두고 최대의 화두는 데릭 로즈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복귀였다. 로즈는 지난해 4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플레이오프(PO) 경기 도중 왼쪽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당했다. 곧바로 시즌아웃된 그는 1년 7개월간의 재활 끝에 올 시즌 초 간신히 복귀했다.
지난 10월 29일(이하 현지시간) 마이애미와 개막전에 나선 그는 34분을 뛰며 12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 경기 감각을 되찾는 데 주력했다. 출전한 10경기에서 대부분 20득점 미만을 기록했지만,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기량을 회복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의 반월상 연골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으며 또 한 차례 대수술을 받게 됐다. 이로써 양쪽 무릎에 심각한 부상을 당하게 된 그는 선수생명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샀다.
브라이언트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그는 지난 4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경기에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의료진으로부터 약 1년의 재활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꾸준히 재활에 매진한 끝에 8개월 만에 코트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복귀 후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며 좀처럼 팀에 융화되지 못했다. 그가 뛴 6경기에서 팀은 2승 4패로 부진했다. ‘브라이언트 무용론’이 고개를 들 무렵 그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경기에서 정강이뼈 상단 부분이 골절됐다. 이에 따라 향후 6주간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로즈와 브라이언트는 각각 2011년, 2008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한 명은 마이클 조던 이후 시카고 불스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다른 한 명은 과거 ‘포스트 조던’으로 명성을 떨친 바 있다. 화려한 족적을 뒤로 하고 두 선수는 사실상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밖에 드와이트 하워드는 어깨 부상을, 스티브 내쉬는 등 부상으로 고생했다. 러셀 웨스트브룩과 카멜로 앤서니도 각각 무릎, 발목 부상으로 시름하고 있다. 올 한해 스타들은 부상과 악전고투를 펼쳐야 했다.
| △ 보스턴 셀틱스에서 뛰던 폴 피어스, 케빈 가넷, 제이슨 테리는 올 여름 브루클린 네츠로 이적했다. / 사진= 폴 피어스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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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NBA 판도를 뒤흔들 만한 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당시 이뤄진 ‘빅딜’로 보스턴 셀틱스의 폴 피어스, 케빈 가넷, 제이슨 테리는 브루클린 네츠로 이적하게 됐다. 이들을 영입한 브루클린은 크리스 험프리스, 제럴드 윌리스, 키스 보건스, 레지 에반스와 함께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3장을 보스턴에 넘겼다.
MVP 출신인 피어스(2008년 파이널)와 가넷(2003-2004시즌)의 이적은 일대 사건이었다. 브루클린은 기존 데론 윌리엄스, 조 존슨, 브룩 로페즈에 이들이 합류하면서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즌 뚜껑이 열리자 팀은 동부컨퍼런스 최하위권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적 10승 20패(동부컨퍼런스 12위, 승률 33.3%)로 플레이오프(PO) 진출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브루클린 부진의 이유는 팀원들의 잦은 부상 탓이다. 개막한 지 한 달반의 기간 동안 주전 5명이 함께 뛴 시간은 불과 78분에 그쳤다. 손발을 맞춘 시간이 지극히 적었던 셈이다.
반면 드와이트 하워드를 영입한 휴스턴 로키츠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휴스턴은 21승 12패(승률 63.6%)를 기록하며 서부컨퍼런스 5위에 올라 있다. 리그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승률을 따져도 7위에 꼽히는 준수한 성적이다.
하워드는 LA레이커스에서 뛰던 지난 시즌보다 득점(+0.8점), 리바운드(+0.8개), 어시스트(+0.4개) 등 다수의 부문에서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다. 하든은 시즌 중 무릎을 다치는 등 부상으로 6경기에 결장했지만, 하워드와 함께 팀 승리를 이끌고 있다.
휴스턴에는 이들 두 선수 외에도 제레미 린이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며 팀의 상승세를 유도하고 있다. ESPN 칼럼니스트들의 전망에 따르면 린은 아이재아 토마스, 레지 잭슨 등과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식스맨상 후보에 올라 있다.
이밖에 조시 스미스의 디트로이트행, 안드레 이궈달라의 골든스테이트행 등도 주요 이적으로 꼽힌다. 구단과 선수의 손익계산서는 시즌이 끝나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대형 스타들의 이적은 리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