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 외치던 마스터스, 벽 허문 뒤 7년 만에 여자대회 개최
by조희찬 기자
2018.04.05 15:26:59
|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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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목에 칼이 들어와도” 여성을 금지하겠다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80년 만에 금녀의 벽을 허문 데 이어, 7년 만에 아예 여자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마추어 대회를 열 계획이다.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5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내년 4월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는 마스터스 본 대회가 열리는 바로 전 주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금녀의 벽’으로 유명했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여성에게 완벽히 문호를 개방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1933년 처음 문을 연 이후 2012년까지 오직 남성에게만 회원가입을 허용해왔다. 2002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여성 운동가들이 여성에게도 문을 열라며 시위를 벌였지만 후티 존슨 당시 회장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라는 거친 표현을 쓰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
2012년에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사업가 달라 무어를 첫 회원으로 받아들이기까지 8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마저도 주변의 압박 속에 ‘울며 겨자 먹기’로 허용한 듯한 인상이 강했다. 이후 7년 만에 여자 대회를 열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리들리 회장은 이후 여성 회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번 여성 아마추어 챔피언십은 골프를 촉진하고 젊은 여성들의 골프 입문을 유도하려는 우리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에겐 엄청난 부상이 돌아간다. 이 대회 5년 출전권과 함께 이듬해 열리는 US여자오픈과 여자 브리티시 오픈, 미국골프협회(USGA)·R&A·PGA오브아메리카 주관 아마추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부여한다.
이 대회는 다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일정과 겹친다. 정상급 아마추어 선수의 경우 두 대회 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PGA 투어 입장에선 탐탁지 않다. 그러나 LPGA 투어 마이크 완 커미셔너 회장은 여자 골프 발전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이 대회 개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