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대전①]'신토불이' 대중문화 콘텐츠가 밀려온다

by유숙 기자
2008.08.20 14:49:56

'여성 캐릭터' 강세, '민족 자긍심' 고취...하반기 사극경쟁 키워드

▲ SBS '바람의 화원' 문근영, KBS 2TV '천추태후' 채시라, KBS 2TV '바람의 나라' 송일국, 영화 '신기전' 정재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MBC ‘이산’, SBS ‘왕과 나’를 비롯 많은 사극들이 올해 상반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에 이어 하반기에도 방송 영화계에 수많은 역사물들이 등장한다.

소재와 장르까지 다양해진 사극들은 더욱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작품들도 크게 늘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문근영, 박신양이 주연으로 나서 화제를 모은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천재 화가 신윤복에 대한 이야기로 이 작품에서 신윤복은 실제로는 여자이나 도화서 화원이 되기 위해 남장을 하는 인물이다.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과 그의 스승 김홍도의 그림을 통해 정조가 민생정치를 실현해 가고 사도세자의 죽음을 파헤치는 추리 코드도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올 가을 개봉되는 영화 ‘미인도’도 신윤복이 남장여자라는 가정 하에 그려지는 작품이다. ‘바람의 화원’에도 신윤복과 김홍도의 멜로라인이 있기는 하지만 ‘미인도’는 ‘바람의 화원’보다 두 사람 사이의 멜로가 한층 강화된 작품이다. 두 작품의 분위기는 서로 다르지만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신윤복이 여성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설정이 같아 주목받고 있다.

제작 준비 중인 드라마 ‘선덕여왕’과 KBS 2TV에서 ‘대왕세종’ 후속으로 방송되는 ‘천추태후’도 ‘여왕’, ‘여걸’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이중 ‘천추태후’에서 천추태후는 태조 왕건의 손녀로 강감찬 장군과 더불어 거란 침략군을 상대로 한 세 차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여걸로 그려진다.



‘천추태후’는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이 계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 고려의 이상을 품고 거란의 침략에 맞선 여걸 천추태후를 통해 우리 민족의 자긍심과 자존을 높인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어 민족주의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4일 개봉되는 ‘신기전’은 조선시대 실재했던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화포 신기전을 소재로 한 영화로 당시 대국이었던 명나라의 압력에 맞서 조선이 로켓화포를 개발하는 이야기를 비교적 가볍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대의를 위해’ 신기전을 개발해야 하고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내용은 민족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또 이 영화에는 신기전 개발 총 책임자의 딸이 죽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신기전 개발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여성 캐릭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와 올해 인기를 끌었던 사극 MBC ‘주몽’과 SBS ‘일지매’의 닮은꼴 작품들도 있다. KBS 2TV에서 9월 방영되는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3대왕인 대무신왕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주몽'의 주인공이었던 송일국이 이번에는 주몽의 손자인 무휼로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고 200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투입된, ‘주몽’ 못지않은 대작이다.

MBC ‘일지매’는 고우영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자세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SBS ‘일지매’와는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예정이다. 먼저 방송된 SBS의 ‘일지매’가 좋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만큼 MBC의 ‘일지매’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도 커져가고 있다. 또 일지매 역의 정일우가 이준기와는 얼마나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