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젊은 후배들에 안 밀리는 비결 “술·탄산 끊고 이 운동”

by주미희 기자
2024.08.13 15:56:20

화상 인터뷰…AJGA 대회 개최 위해 시애틀에 머물러
“5년 전 갑상샘 종양 제거 수술 받고 큰 위기”
“매일 팔굽혀 펴기, 악력기, 스쾃 운동”
“아들 강준이와 PGA 투어 뛸 날 꿈꿔”

최경주(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올해 최경주(54)의 활약을 보면 ‘시간을 거꾸로 달린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난 5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20·30대의 젊은 후배들을 제치고 우승해 투어 최고령 우승(만 54세) 기록을 써내더니,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오픈을 제패했다.

현재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대회 개최를 위해 미국 시애틀에 머물고 있는 최경주는 13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비결에 대해 “철저한 몸관리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갑상샘 종양이 발견돼 2018년 8월 제거 수술을 받은 뒤 몸 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더 철저하게 관리한다. 5년 가까이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있고, 콜라와 사이다 등 탄산 음료도 끊은지 9개월이 돼 간다. 수술 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던 최경주는 당시 의욕까지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아내김현정 씨의 ‘다시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앙의 힘, 식습관 변화를 통해 몸 상태를 올리면서 다시 의욕을 되찾았다.

최경주는 올해 4월부터는 매일 아침 꼭 3가지 운동을 한다. 팔굽혀 펴기 25개, 악력기를 활용한 손 운동 20개, 다리를 구부렸다 펴는 스쾃을 120개씩 한다. 최경주가 올해 젊은 후배들과 경쟁에서도, 시니어투어 메이저 대회에서도 밀리지 않은 비결이다. 그는 “대회 주간 5~6일 동안 카트를 타지 않아도 걷는 데 문제가 없다”며 “생활 습관, 먹는 습관, 꾸준한 운동이 기반이 되니 체력을 끝까지 지탱할 수 있었다. 더 시니어오픈에서도 경기 마지막까지 피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경주의 남은 골프 인생의 ‘페이스 메이커’는 아들 강준 군이다. 최경주가 더 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한 전날 강준 군도 콜 코튼 스테이츠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했다. 부자(父子)가 동반 우승을 차지한 셈이다. 강준 군은 현재 미국 골프 명문인 듀크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최경주는 “아들이 우승한 날 ‘정말 고맙다’, ‘네 우승을 통해서 아빠도 마지막 남은 하루 힘낼 원동력을 얻었다’고 얘기했다. 사실 저는 투어 생활을 25년 동안 하다 보니 아이들 곁에 없었던 경우가 더 많았다. 아이들은 100% 아내의 열정과 교육으로 이렇게 컸다. 저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길을 스스로 닦아갈 때 옆에서 격려해주는 게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도와줄 부분이 한정돼서 아이들이 스스로 찾고 알아서 한다. 항상 미안하고 잘 성장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최경주의 바람은 강준 군과 PGA 투어에서 함께 뛰는 것이다. 강준 군이 PGA 투어에 올라오기 위해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을 하는 건 당연하고, 아이언 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자세로만 PGA 투어에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버디 기회를 만드는 아이언 샷 메이킹을 조금 더 세분화하면 충분히 PGA 투어도 가능하다고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들이 프로 수준은 아니지만 한 단계 한 단계 가는 모습이 기특하다. 이 더운 날씨에도 본인이 알아서 훈련하는 걸 보면 투어 선수의 기본 자세는 돼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는 “아들이 PGA 투어에 왔을 때 같이 경기하려면 저도 준비를 잘 해야 하니까 몸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한다. 아들에게는 ‘너는 잘 치는 선수다, 화내지 말고 기다려라, 인내해라’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경주는 14일부터 AJGA 시리즈인 최경주재단 주니어 챔피언십 시애틀 대회와 21일부터 SK텔레콤과 함께 주니어 대회를 개최한다. 미국 주니어 톱랭커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한국의 골프 꿈나무들의 출전을 돕고 미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제공한다.
최경주 온라인 인터뷰(사진=SK텔레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