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2홀드' NC 김영규, 준PO MVP..."미친 선수 많아 전혀 기대 안했는데"
by이석무 기자
2023.10.25 23:59:25
|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끝난 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로 뽑힌 NC 김영규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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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NC다이노스의 가을야구 돌풍 중심에는 왼손 구원투수 김영규(23)의 활약이 절대적이다.그가 없었다면 NC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연승은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규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준PO 3차전에 5회초 2사 후 세 번째 투수로 나와 1⅓이닝을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NC의 7-6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홀드를 기록한 김영규는 이번 시리즈에서만 1승 2홀드를 기록하면서 시리즈 MVP에 뽑혔다. 기자단 투표 총 78표 가운데 47.4%인 37표를 얻어 MVP 타이틀과 함께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이날 경기에서 그의 호투가 더 빛난 것은 상황의 급박함 때문이었다. NC 두 번째 투수 이재학이 5회초 1사 후 SSG 오태곤의 강습타구에 오른손을 맞는 돌발상황이 일어났다. 이재학은 간신히 공을 잡아 1루로 송구했지만 곧바로 손등이 부어올랐다. 공을 던지는 것은커녕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워 보였다.
7-6으로 앞선 5회초 2사 2루 위기 상황. NC가 선택한 구원투수는 김영규였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영규는 이재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고비를 넘겼다.
이어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영규는 SSG가 자랑하는 강타자 추신수와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한 뒤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냈자만 한유섬을 뜬공으로 잡고 자기 역할을 다했다.
김영규의 활약은 사실 이날만이 아니었다. 그는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켰다. 1차전은 선발 신민혁에 이어 6회 구원투수로 올라와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2차전은 팀의 4번째 투수로 나서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그리고 이날 3차전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마운드에 올라 확실하게 불을 껐다.
김영규는 두산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구원승을 따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NC가 치른 4경기에 모두 등판해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0.00이라는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1군에 데뷔할 당시 선발투수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던 김영규는 이후 NC의 든든한 불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2승 7패 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한데 이어 올 시즌은 2승 4패 24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더 업그레이드 됐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항저우에서 쌓은 큰 경기 경험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자신감 있게 호투를 펼칠 수 있는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김영규는 “자신감 있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매 타자 집중해서 상대한 덕분”이라며 “우리 팀에 미친 선수가 많이 나와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MVP까지 받아서 감사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규는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에도 1군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해냈다. 올해는 더 중요한 위치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20년 한국시리즈는 형들이 든든하게 끌어줬다면 이번에는 저도 조금이라도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결과가 잘 나왔다”고 말했다.
김영규의 가을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원에서 정규시즌 2위 KT위즈와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 NC가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선 김영규의 활약이 절실하다.
김영규는 “KT 타자들은 한 방이 있고, 쉬어갈 곳이 없는 타선”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우리 투수들도 좋은 만큼 자신감 가지고 공격적으로 던지겠다. 우리가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큰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