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윗 "유지태, 큰 기둥처럼 든든했다"(인터뷰)

by박미애 기자
2016.11.08 12:14:53

'스플릿'서 지적장애 가진 천재볼러로 변신한 이다윗

‘스플릿’에서 지적 장애를 가진 천재 볼러로 분한 이다윗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충무로를 이끌 차세대 배우들로 몇몇이 꼽힌다. 이다윗도 그 한명이다. 누군가는 이제서야 ‘괜찮은 신인이 등장했네’ 싶겠지만 알고 보면 2003년 드라마 ‘무인시대’에서 아역배우로 데뷔한 경력배우다. 그만큼 역할 경험, 작품 경험도 많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하정우를 위험에 빠뜨린 반전의 인물이었고 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에서는 대한민국의 입시생들의 모습을 대변했다. 영화 ‘순정’에서는 미워할 수 없는 사고뭉치 캐릭터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해냈다.

이다윗의 도전은 거침없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스플릿’에서 볼링에 천재적인 지능을 가졌지만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영훈을 연기했다. ‘스플릿’은 볼링계 전설인 철종(유지태 분)이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도박볼링으로 생계를 잇다가 영훈을 만나면서 큰 판을 벌이는 이야기다. 영화는 도박볼링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밑바닥 인생들의 통쾌한 한방, 철종과 영훈의 ‘브로맨스’가 관전포인트다. 이다윗이 이번 영화와 배역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생각과 고민들을 들어봤다.

-영훈은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역할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텐데.

△맞다. 저한테도 어려운 배역이었다. 처음부터 부담감을 갖고 용기내 도전한 거다. 지금은 결과보다 과정,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부족하든 어쨌든 잘 준비해서 과정을 잘 견뎌내면 얻는 게 있을 거라고 믿었다.

중간에 덜컥 겁이 났던 적도 있다.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톰 하디의 ‘레전드’를 본 적 있나. 1연2역을 했는데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잘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직접 그 역을 제안했다더라. (잃은 것 많은) 톰 하디도 도전을 하는데 어린 내가 겁을 먹고 도망가는 게 부끄럽더라. 그래서 마음을 다잡았다.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 실제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만나봤나.

△일단 감독님과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 얘기하고 공부했다. 다큐, 영화들도 찾아봤다. 영훈이가 두 손으로 스윙을 하는 장면은 실제 다큐에서 착안한 동작이다. 연기란 게 많은 관찰과 경험이 필요한 일인데 솔직히 그러지(지적장애인들을 만나지) 못했다. 내 필요에 의해서 만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다만 공부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게 많다. 지적 장애를 갖고 있으면 다 자폐를 갖고 있는지 알았는데 잘못 알았더라. 지적장애도 정도의 차이가 있고 영훈이도 다른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다.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선을 찾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영훈이는 10번 라인, 자신이 쓰던 볼링, 운동화에 애착을 보인다. 본인도 그런 경험이 있나.

△지금은 딱히 그런 게 없는데 예전에는 ‘내 것’에 지나치게 집착했다. 어릴 때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다. 내 공간도 없었고 내 물건도 없었다. 한창 사춘기 때여서 모든 것을 쉐어해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였다. 하루는 아버지가 노트북을 사줬는데 그게 처음 가진 내 것이었다. 누가 내 노트북을 쓰면 화를 냈다. 심지어 사준 아버지에게도. 어렸을 때 일이다.(웃음)

‘스플릿’의 한 장면
-‘스플릿’은 유지태와 형제애 같은 우정이 돋보인다. 유지태와 호흡을 어땠나.

△유지태 선배는 늘 웃는다. 웃고 있는데도 포스가 있다. 선배를 보고 있으면 안 그래도 키가 작은데 더 작아지는 것 같다. 함께 촬영을 하면서 든든하더라. 기댈 수 있는 기둥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연기하다 선배에게 한 번업혔는데 킹사이즈 침대처럼 편했다.(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에 도전하고 싶나.

△연기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연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스물한 살 때 지금 같이 사는 형(이다윗은 김민석과 함께 살고 있다)을 만났고 ‘내가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전까지 이다윗 인생에는 연기를 빼면 남는 게 없었다. 연기도 경험이 많아야 그에 비례해 는다. 지금은 연기 외의 시간도 소중해졌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스플릿’ 관련 일정이 끝나면 악기, 디제잉 등 계획했던 일들을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