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조성환 "(구)대성이 형 정말 존경해"

by박은별 기자
2012.11.08 18:12:48

구대성. 사진=뉴시스
[사직=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정말 존경스러운 선배다.”

롯데 홍성흔과 조성환. 두 고참이 보기에도 구대성(시드니 블루삭스)은 정말 대단한 선배인가 보다. 구대성이 한국 프로야구 무대를 떠난 지 2년2개월만에 이들이 사직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비록 적으로 만났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예년과 지금이나 변함없다. 열정으로 가득한 존경하는 선배, 그리고 프로 무대에서 뛰는 것만으로 참 부러운 후배들이다.

8일 사직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와 호주 퍼스 히트의 아시아시리즈 경기가 열렸다. 구대성은 호주 독립 리그 소속. 이번 시리즈 동안에만 퍼스 히트로 임대 돼 롯데와 맞붙게 됐다.

구대성을 가장 반긴 건 오랜시간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롯데 고참들이다. 홍성흔과 조성환은 나란히 구대성에 얽힌 일화들을 꺼내들었다.

특히 홍성흔의 얼굴이 유독 밝았다. 홍성흔은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오자마자 ‘(구)대성이 형에게 인사드려야한다“며 애타게 찾았다. 두 사람은 배팅 게이지 뒤에서 가벼운 포옹과 악수를 하고 서로 안부를 전했다.

홍성흔은 “형이 나보고 안아주시면서 ‘나이 먹었구나’ 말씀 하시더라. 가서 인사를 했더니 호주 선수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사실 내 연차에 우리나라에선 인사할 선배가 별로 없는데…. 외국팀에 선배가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로 함께 배터리를 맞춰보기도 했다. 홍성흔은 당시를 떠올렸다. 그가 막내급, 구대성은 고참급일 때 이야기다.

홍성흔은 엄지손을 치켜세웠더. “정말 강심장이다. 배짱은 정말 최고였다. 투수 교체하러 김응용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도 나한테 ‘공이 어떠냐’고 물어봐서 ‘괜찮다’라고 하면 감독에게 ‘그냥 갈게요’라고 말하던 형이었다. 당시에는 내가 볼배합을 이끌었다고 인터뷰를 해줬는데 사실 형이 정말 머리가 정말 좋다. 뭘 노리고 있는지 잘 알고 상대를 요리할 줄 안다. 승부사 기질이 정말 대단했다”고 감탄했다.



홍성흔과 조성환은 “존경스럽다”, “대단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자기 관리. 이들이 사직에서 만난 선배 구대성을 보며 꼭 배우고 싶은 점이다.

홍성흔은 “(구)대성이 형이나 (양)준혁이 형, (이) 종범이 형처럼 야구를 오래 하는 선배들이 존경스럽다. 오랫동안 야구를 한다는 건 그만큼 매 경기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 아니겠냐.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나이 먼저 걸고 넘어지는데 이렇게 게임에 뛰는 것만으로도 박수 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조성환 역시 “정말 대단하구나 싶다. 사실 나한테 구대성 선배처럼 하라면 자신은 없다. 저렇게까지 내가 열정을 갖고 도전할 수 있을까 싶다. 정말 후배들을 위해서도 큰 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사실. 두 선수 모두 구대성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 의미를 둘만한 결정적인 안타, 홈런을 때려낸 적 있다.

홍성흔은 지난 2009년 7월 16일 한화 소속이던 구대성을 상대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적있었고 조성환도 2008년 6월19일 송진우와 구대성에게 연타석 홈런을 뺏어냈다.

조성환은 “삼진도 많이 있었겠지만 난 홈런밖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선배와 이야기할 기회는 많이 없었고 나도 잘 모르셨을 텐데 그 다음날 ‘부정배트 아니냐’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며 웃었다.

이어 “박찬호 선배와 맞붙을 때 느낌과 비슷하다. 저 공을 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프로에 왔다는 것이 실감나고 영광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오늘도 마운드에 오르게 되면 또 그런 느낌이 들 것 같다. 내겐 그런 선배다. 후배들에게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일본전에서 빛나는 역투를 펼쳤던 당시 기억이 여전히 남아 았다. 구름 위의 존재다. 가슴이 떨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