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네슈 감독 "이기든 지든 우리는 이미 강팀이다"

by김영환 기자
2008.12.02 14:46:34

▲ 귀네슈 감독

[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은 승패를 떠나 서울을 강팀으로 만든 것에 흡족해 하는 눈치였다.

귀네슈 감독이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 "서울은 K리그의 아스널 같은 팀"이라면서 "오랜만에 기회를 얻었다.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다음은 귀네슈 서울 감독과 일문일답.

-챔피언 결정전에 앞서 각오는.
▲ 두 팀 다 열심히 하며 같은 승점으로 리그를 마무리 했다. 결승에 나갈 만한 자격이 있다. 수원은 차범근 감독 이하 선수들이 경험이 많고 좋은 팀이다. 우리 선수들도 실력 있다. 재미있고 긴장되는 경기가 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많은 경기를 해왔지만 이번 경기는 정말 중요한 경기다. 승자와 패자가 나뉠 것이다. 3일 90분 경기를 하게 되는데 그 경기를 이기면 유리하겠지만 일요일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이겠다.

- 수원전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 수원은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하는 전체적으로 좋은 팀이다. 특히 골키퍼가 경험이 많아 위협적이다. 수비진도 마토 같은 선수들이 있어 강하다. 공격진과 미드필더에도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 있다. 울산은 3백으로 수비를 두텁게 하는 팀인데 수원은 3백과 4백을 상대에 따라 변화를 주면서 공수전환을 빨리 하는 팀이다. 홈 경기에서 두 번 졌고, 원정에서 두 번 이겼다. 홈 경기에서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정에서 이기는 축구를 선보이겠다. 걱정되는 것은 골키퍼다. 시즌 초에 잘했고 시즌 중반 수원이 안 좋을 때도 팀을 이끌었다. 공격수들이 득점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 그간 9차례 맞대결에서 승패의 갈림길은 실수였다. 집중력이 필요한데 훈련 방법은.
▲ 선수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집중력을 얻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플레이가 잘 되면 집중력은 저절로 좋아진다. 훈련을 많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스스로 해야할 일이다. 많은 분들이 라이벌 경기, 빅 카드라고 이야기해서 선수들이 집중하고 싶어도 불안감 때문에 쉽지 않다. 긴장감 때문에 잔실수가 많아진다. 감정 조절을 잘 하는 팀이 승리할 것으로 본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는데도 승리하고 밀어붙였는데도 패배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선수들이 앞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번 큰 경기를 이김으로써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청용이 출장 가능하다.
▲ 선수도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적이다.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때때로 상대방이 의식적으로 자극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런 것을 못 참는 것은 잘못이다. 이청용은 팀에도 중요한 선수고 한국 축구에 보탬이 될 선수다. 지난 번 퇴장은 실수였지만 그로 인해 두 경기에 결장했고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좋은 선수지만 선수 개인보다 서울이라는 팀이 더 크고 위대하다는 것을 본인이 알았으면 싶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고 나 역시 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감정 조절이 안 되더라도 팀을 위해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 정규리그 첫 우승 도전이다. 귀네슈 감독에게 어떤 의미인가.
▲서울을 맡은 이후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젊은 선수들로 팀을 거의 바꿨다. 선수들을 키웠고, 가르쳤고, 그 선수들과 이겨왔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FC)나 정규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큰 것을 얻었다. 우리는 성장했고, 그것이 성공이다.잉글랜드의 아스널은 우승은 못 하지만 팀을 계속 바꾸며 늘 좋은 성적을 얻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첼시처럼 많은 돈으로 우승하는 것과 아스널 처럼 어린 선수를 키워 우승하는 방식이 있는데, 아스널 같은 모습을 보이며 여기까지 왔다.

이번 대결로 이기는 자와 지는 자가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해온 것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2경기이기 때문에 그 날 날씨나 운, 컨디션 등으로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이룬 것을 망치지는 못한다. 이런 기회를 얻은 것은 오랜만이다. 놓치고 싶지 않다. FC 서울이 이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