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활 중 최악의 기분”이었던 스피스…일으킨 아내·아들

by주미희 기자
2022.04.18 17:12:59

스피스, 전날 45cm 파 퍼트 실패 딛고 우승
아내의 "5초만 참고 퍼트해" 조언 도움

조던 스피스가 18일 PGA 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아내 애니, 아들 새미에게 뽀뽀하고 있다.(사진=AFPBBNews/Getty Image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조던 스피스(29·미국)는 전날 있었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 3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18인치(약 45cm) 파 퍼트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스피스는 이를 두고 “지금까지의 골프 경기를 한 것 중 가장 기분이 나빴다. 골프 선수로서 최악의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날 밤 아내 애니는 드물게 스피스에게 조언을 했다. ‘5초만 참아’라고.

스피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RBC 헤리티지 최종 4라운드 연장전에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아내는 결코 내 골프에 대해 말한 적이 없지만, 이번 만큼은 ‘퍼트를 놓치면 탭인 퍼트를 전에 5초를 기다렸다가 하라’고 말했다. 오늘 아내의 말을 떠올리며 5초를 참고 퍼트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스피스는 5개월 된 아들 새미가 그가 최악의 기분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젯밤과 오늘 아침 아들과 놀았던 것이 나에게 많은 변화를 줬다. 오늘 아침만 해도 전날 실패한 퍼팅이 생각나 자책했다. 아니 사실 밤새도록 ‘어떻게 그 퍼트를 실패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들과 함께 아침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그런 생각을 없앨 수 있었다”며 아내와 아들에게 우승 공로를 돌렸다.

이날 캔틀레이를 꺾고 우승한 스피스는 지난해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 이후 1년 만에 PGA 투어 통산 13승째를 올렸고, 우승 상금 144만 달러(약 17억7000만원)를 벌었다.

스피스는 데뷔 3년 만인 2015년 마스터스와 US 오픈을 연이어 제패했고 2017년에도 디 오픈 정상에 오르며 ‘차세대 골프 황제’로 꼽혔다. 그러나 이후 슬럼프에 빠져 3년 넘게 우승이 없었다가 지난해 텍사스 오픈에서 3년 9개월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이번에는 1년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스피스는 24시간 전 45cm 파 퍼트를 놓쳤던 18번홀 그린에서 아내 애니, 아들 새미와 축하, 포옹, 뽀뽀를 나누며 활짝 웃었다. 하루가 큰 차이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