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본인도 기대 못한 승리...김연경 "솔직히 쉽지않을 줄 알았는데"

by이석무 기자
2021.08.04 13:29:39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이 한국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여자 배구 대표팀 ‘에이스’ 김연경(상하이) 조차 승리를 생각하지 못했다. 터키가 너무 강한 상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0년 마지막 승리 이후 터키전에서 6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 모두가 그랬다. 팀 전체가 하나가 돼 기적을 일궈냈다. 스스로도 의심했던 승리를 이뤘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 터키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하고 4강행을 확정 지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솔직히 처음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엔 나도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며 “어젯밤엔 (오늘 경기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줄 알고)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밤 10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계속 뒤척였다”며 “잠깐 눈을 감고 뜨자 새벽 5시더라. 한 시간 정도 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연경은 자신의 실력 이상의 능력을 발휘했고 터키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는 “올림픽 개막 전엔 누구도 우리의 준결승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나의 팀이 돼 4강 무대를 밟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승부처였던 3세트 24-23에선 주심이 양효진의 포히트 파울을 선언하자 거칠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어 4세트에는 레드카드를 받았다.

김연경은 “사실 경기 전부터 심판 콜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한번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흐름이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좋게 마무리됐는데 사실 후배들을 모았을 때 (심판) 욕도 하고 그랬다”며 “경고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후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연경은 “잘 살펴보면 지금 우리는 모든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며 “모든 선수가 언제든지 출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 원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은진이 오늘 서브를 매우 잘 넣어줬는데 우리는 박은진이 좋은 서브를 넣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정지윤도 어려운 상황에서 잘했다. 모두 훈련 때 했던 부분이다. 버텨준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런던올림픽 때 함께 뛰었던 언니들에게 혼날 것 같아 죄송하지만 지금이 더 팀워크가 나은 것 같다”고 흐뭇해 한 김연경은 “런던 올림픽을 밟은 선수들이 현재 대표팀에 많이 있다”며 “이제는 정말 중요한 대결을 해야 한다”고 4강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