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감독, 美 진출 박찬욱·봉준호에 "유연하게 대처하라"
by최은영 기자
2012.11.05 14:24:36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색,계’ 등을 연출한 이한 감독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감독들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점치며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조언했다.
이안 감독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린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로드쇼에서 박찬욱·봉준호·김지운 등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감독들의 성공 가능성을 묻자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지만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안 감독은 영화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아시아의 대표 감독이다. ‘색,계’로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동양계 감독으로 꼽히는 이안 감독은 미국 진출을 앞둔 한국 감독들에게 “할리우드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며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당부했다.
이안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감독의 역할은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한 대처”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 나라에서 영화로 인정받은 사람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며 “하지만 할리우드는 제작 스타일부터 언어, 환경 등 많은 부분이 다르다. 아무리 작은 생각이라도 말로 전달해 상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그러한 방식을 통해 내 생각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안 감독은 “할리우드는 전 세계 배급에서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라며 “대통령이 정책을 설명하듯 감독도 영화의 의도를 비롯한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잘 해내지 못하면 항상 성나 있는 감독으로 비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안 감독의 이번 방안은 신작 ‘라이프 오브 파이’ 홍보차 이뤄졌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이안 감독이 ‘테이킹 우드스탁’ 이후 3년여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생애 처음으로 3D에 도전한 작품. 영화는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LIFE OF PI)’를 원작으로 바다 한가운데 구명보트에 호랑이와 함께 남게 된 소년 파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내년 1월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