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시련도 막지 못한 밀워키의 동화같은 지구 우승스토리
by이석무 기자
2024.09.19 16:10:31
| 밀워키 브루어스 선수들이 올 시즌 가장 먼저 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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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밀워키 브루어스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먼저 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에 속한 밀워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 앞서 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지구 우승 매직넘버 ‘1’이었던 밀워키는 같은 지구 2위 시카고 컵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3-5로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1위가 결정됐다.
이후 밀워키는 필라델피아를 2-1로 누르고 시즌 승수를 88승으로 늘렸다. 88승 64패인 밀워키는 남은 10경기에서 모두 지고 2위 컵스(77승 75패)가 남은 10경기에서 모두 이겨도 순위가 뒤집히지 않는다.
밀워키는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한 동시에 최근 4년간 세 차례나 지구 1위에 오르면서 NL 중부지구 최강임을 다시 증명했다. 최근 7시즌 가운데 6시즌이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밀워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다. 우선 지난 9시즌 동안 팀을 이끈 명장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이 올 시즌 라이벌 구단인 컵스 사령탑으로 옮겼다. 1선발 코빈 번스(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무리투수 조시 헤이더(휴스턴 애스트로스)도 각각 트레이드와 FA로 팀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우완 에이스 브랜든 우드러프는 어깨 부상으로 아예 전력에서 빠졌다. 새 마무리 투수로 낙점된 데빈 윌리엄스는 부상으로 개막 후 넉 달이나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타격 1위를 달리던 크리스티안 옐리치는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조기 시즌아웃됐다.
그런 악재 속에서도 밀워키는 강팀의 지위를 내려놓지 않았다. 원동력은 NL 팀 평균자책점 2위(3.64)에 자리한 강력한 마운드였다. 프레디 페랄타(11승 8패 3.69)-콜린 레이(12승 5패 4.14)-토비아스 마이어스(8승 5패 3.07) 등 3명의 선발투수가 투수진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34살의 노장투수 레이의 공이 컸다. 레이는 불과 1년 전 KBO리그 진출설이 돌 정도로 빅리그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투수였다. 2015년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마이너리그를 왔다갔다 했다. 지난 시즌까지 빅리그 통산 승수도 14승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다시 선발 기회를 잡은 레이는 자신의 통산 승수와 맞먹는 12승을 책임지며 밀워키의 고공질주를 이끌었다. 여기에 신인 마이어스까지 성공적으로 선발진에 안착하면서 밀워키는 올 시즌 돌풍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감독 부임 첫 해 지구 우승을 이뤄낸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사람들은 ‘이 팀은 부상으로 망가졌고, 예산도 삭감됐어’라고 부정적으로 말했다”며 “그렇다고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나가서 싸웠다. 시즌 내내 맞서 싸웠고 결국 이겼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즌을 시작했을 때 우리 팀에는 슈퍼스타가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윌리 아다메스도 있고 윌리엄 콘트레라스도 있다. 20살 잭슨 츄리오도 언젠가 슈퍼스타로 성장할 것이다”고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의 뉴욕 양키스도 시애틀 매리너스를 2-1로 물리치고 포스트시즌 출전을 확정했다. 밀워키에 이어 가을 야구 출전을 매듭지은 두 번째 팀이다.
MLB에서 가장 많은 27차례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양키스는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와일드카드 진출권을 획보했다. 89승 63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확정도 눈앞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