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와 인정"…'매니악 돌풍' 비비지, 역주행 그 이상의 의미[스타in 포커스]

by김현식 기자
2024.02.14 14:41:00

여자친구 출신 3인조 그룹
댄스 챌린지 열풍 힘 입어 역주행
새 출발 2년 만에 첫 인기곡
"소중한 활동 동력 얻어" 소감

비비지(사진=빅플래닛메이드엔터)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걸그룹 비비지(VIVIZ·은하, 신비, 엄지)가 ‘역주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석 달 전 발표한 곡 ‘매니악’(MANIAC)으로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대에 진입해 인기를 구가 중이다. 팀 결성 2년 만에 궤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매니악’은 비비지가 지난해 11월 발매한 4번째 미니앨범 ‘벌서스’(VERSUS) 타이틀곡이다. 장르는 팝 댄스. 상대를 미워하면서도 놓지 못하는 상황을 가사 주제로 다뤘다.

발매 초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국내 최대 음악플랫폼으로 꼽히는 멜론에서 500위권대(이하 일간 차트 기준)에 자리했다.

‘매니악’은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발매 한 달 뒤 100위권대에 올라섰다. 각종 숏폼 플랫폼에서 ‘팝 유어 옹동’이라는 이름을 붙인 댄스 챌린지가 각광을 받으면서 곡의 인기 또한 높아진 것이다.

비비지는 팝스타 비욘세와 협업한 바 있는 프랑스 출신 안무가 카니에게 ‘매니악’ 안무를 맡겼다. 댄스 챌린지로는 안무 중 곡의 후렴에 맞춰 몸을 힘차게 한 바퀴 돈 뒤 골반은 흔드는 구간을 활용했다.

댄스 챌린지명을 곡명이 아닌 ‘팝 유어 옹동’으로 내세운 이유는 자체 리얼리티 콘텐츠에서 카니가 멤버들에게 안무를 지도하며 ‘pop your 옹동(엉덩이)’(엉덩이를 까딱여 봐)라고 말한 장면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돼서다.

비비지 멤버들은 14일 이데일리에 “‘팝 유어 옹동’ 댄스 챌린지는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포인트에 대해 고민하며 다양한 시도를 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비비지와 카니(오른쪽에서 두번째)(사진=빅플래닛메이드엔터)
여러 K팝 아티스트들들과 숏폼 챌린지 이용자들이 ‘팝 유어 옹동’ 챌린지에 연이어 동참해 ‘매니악’ 인기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상황 속 ‘매니악’은 해를 넘긴 이후 인기에 탄력을 붙이더니 어느덧 지난 2일 멜론에서 최고 순위 19위를 찍으면서 10위권대 진입까지 성공했다.



어느덧 ‘톱10’ 고지까지 넘볼 수 있는 자리에 섰다. 주요 음악플랫폼 데이터를 합산하는 써클차트의 최신 주간 차트(1월 28일~2월 3일)에서는 순위를 15위까지 끌어올렸다.

비비지는 걸그룹 여자친구 출신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팀이다. 2022년 4월 활동을 시작했는데 음원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앨범 타이틀곡들은 멜론 10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했다.

여자친구는 ‘음원 강자 걸그룹’으로 통했다. 멜론 정상을 찍은 ‘시간을 달려서’를 비롯한 다수의 곡이 차트 상위권을 달궜다. 그렇기에 비비지로의 새 출발 후 2년간의 부진을 향한 아쉬움의 시선이 있었다. ‘매니악’을 타이틀곡으로 한 4번째 미니앨범을 내기 전에는 10개월에는 긴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마침내 비비지는 ‘매니악’의 깜짝 역주행으로 단비를 맞았다. 이들은 여자친구가 아닌 비비지 이름을 내건 곡을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키며 팀을 향한 물음표 시선을 느낌표로 바꿨다. 안무뿐만 아니라 아이돌 활동 10년 차가 된 각 멤버의 물오른 무대 표현력와 음색을 향한 호평도 이어지는 중이다.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멜론의 감상자 수 상승 추이가 이어지고 있고 댄스 챌린지 열풍도 꾸준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비지(사진=빅플래닛메이드엔터)
다양한 색깔을 도전하면서도 본질인 음악에 충실한 그룹이 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 비비지는 ‘매니악’ 호성적으로 방향성을 뚝심 있게 지키며 활동해나갈 동력을 얻었다.

멤버들은 “‘매니악’ 역주행은 우리에게 단순한 성적 흥행의 기쁨이 아니라 많은 의미를 가져다주었다”면서 “그간 지내 온 시간에 대한 격려와 인정을 건네줌과 더불어 앞으로 우리가 또 나아갈 날들에 대해 용기를 북돋아 주는 소중한 동력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빅플래닛메이드엔터가 지난달 ‘매니악’ 안무를 짠 카니와 전속계약을 맺었다는 점도 눈길을 붙잡는다. 비비지가 향후 발매할 신곡의 안무 또한 케미를 확인한 카니에게 맡길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컴백작 퍼포먼스를 향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고조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