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주중, 주말 강타자는 따로 있다

by박은별 기자
2013.05.30 12:38:28

최정(왼쪽)과 허경민.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프로야구 선수들은 주 6일 근무제를 지킨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휴일 상관없이 주중 3경기, 주말 3경기를 치른다. 특히 타자의 경우 요일별 타격 컨디션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개인적인 타격 페이스가 다르기 때문이지만 그 속에선 나름 공통의 흐름이 보였다. 주중엔 발이 빠른 선수들이, 주말엔 거포들이 대세라는 것이다.

먼저 주중 3연전엔 발이 빠른 선수들이 모두 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허경민(두산)은 ‘화요일의 남자’다. 휴식일 이후 야구가 시작되는 화요일 가장 높은 타율(4할9리)을 기록한 선수다. 2위 최정(SK, 4할), 3위 김태균(한화, 3할8푼5리) 등 중심타선들이 그 뒤를 받치곤 있지만 주말과 비고했을 땐 4위 오재원(두산. 3할8푼1리), 6위 정근우(SK)와 배영섭(삼성, 이상 3할6푼8리) 등 주로 발 빠른 선수들이 배치돼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타격 10위권 안에 들고 있는 박용택(LG. 1할8푼5리)과 김민성(넥센, 9푼1리)은 슬로스타터다. 화요일 타율이 유독 좋지 않다. 김상수(삼성)는 아직 화요일 안타가 없다. 14타수 무안타.

수요일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김선빈(KIA), 김민성, 허경민, 김종호(NC)까지 수요일 타격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모두 발이 빠른 선수들이다.

김선빈의 수요일 타율은 5할3푼1리, 김민성은 5할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허경민과 김종호도 4할중반대의 고타율이다. 5위엔 최정과 한동민(이상 SK)등이 나란히 4할로 배치돼있고 그 뒤엔 김상수, 배영섭 등이 잇는다. 박용택과 김민성, 김상수 모두 화요일엔 주춤하지만 수요일부터 눈에 띄게 맹활약을 보여주는 페이스다.

전체 타격 1위 손아섭(롯데)은 수요일에 가장 주춤하다. 타율 1할6푼7리. 오재원 역시 화요일과 달리 수요일엔 다시 숨고르기를 한다. 타율 7푼7리다.

목요일부턴 슬슬 중심타선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종욱(두산)이 타율 6할1푼1리로 목요일에 가장 잘치는 타자다. 수요일 타율이 9푼1리로 49위에 머물던 그가 목요일만 되면 펄펄 날아다닌다.

1위는 발빠른 타자가 차지했지만 그 뒤엔 중심타선이 자리잡고 있다. 박병호(넥센, 타율 5할)부터 시작해 권희동(NC, 4할9리) 홍성흔(두산, 4할), 김태균(한화 3할9푼1리), 최형우(3할8푼1리), 한동민(3할7푼5리)까지 중심타선이 많아진다. 반대로 화요일 1위 허경민(2할1푼1리)의 페이스는 떨어지는 것이 눈에 띈다.



금요일엔 비로소 ‘중심 타선의 날’이 된다. 정성훈(LG)이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주인공이다. 타율 4할8푼3리를 기록 중. 배영섭이 2위(4할4푼4리)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그 뒤엔 모두 중심타선이다. 김현수(두산)가 4할4푼을 기록하고 있고 그 뒤로 이범호(KIA), 박용택, 정현석(한화) 등이 받치고 있다.

토요일엔 혼조세다. 중심타선, 발빠른 타자들 모두 타율에 큰 차이가 없다. 1위는 롯데 선수들이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황재균과 손아섭이 타율 5할을 기록 중이다. 뒤이어 이택근(넥센), 서건창(넥센), 정현석, 박용택이 4할대의 타율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희섭(KIA), 오재원, 김현수, 허경민 등이 10위권 내에 골고루 분포해있다.

최정, 박병호의 부진이 두드러지는 날이기도 하다. 최정은 토요일만 되면 타율이 2할7리로 뚝 떨어진다. 볼넷도 유일하게 단 하루도 없는 날이다. 박병호 역시 토요일이 가장 부진하다. 안타 2개에 타율은 1할1푼8리라 고민이 될 법하다. 금요일에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정성훈의 토요일 타율은 1할3푼8리다. 이종욱, 이용규(KIA), 김문호(롯데) 등 기동력 있는 선수들의 타율은 1할대다.

일요일은 ‘완전한’ 중심타선의 날이다. 1위 최정은 일요일이 가장 뜨거운 남자다. 타율 4할8푼1리를 기록 중이고 강민호, 최희섭, 최진행(한화) 등 각팀 거포들이 4할5푼이 넘는 타율로 상위권에 배치돼있다.

특히 일요일은 강민호와 손시헌의 활약도 눈에 띈다. 일주일 중 가장 힘이 나는 날이다. 올시즌 타율 2할6푼5리, 2할9리를 각각 기록하고 있는 그들은 일요일만 되면 타율이 4할8푼, 3할8푼1리로 껑충 뛰어오른다. 각각 2위와 8위다.

요일마다 선수들이 각기 다른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따로 없다. 논리적인 이유도 만들기 어렵다.

다만 한 해설위원은 “보통은 하루 휴식을 취하고 맞는 화요일, 선수들의 컨디션이 가장 좋은 편이고 주말에 가까워질수록 조금은 체력적으로 힘이 떨어질 때가 있다”면서 “보통 마른 선수들은 많이 뛰어다니고 지치기 때문에 주말에 갈수록 조금은 페이스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중심타선, 거포들은 러닝 양이 적기 때문에 공이 눈에 들어오는 시점부터 방망이가 잘 맞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팬들이 더 많은 주말 경기엔 중심타자들의 집중력이 유독 더 좋아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정은 “팬들이 많은 주말에 더 힘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이 되면 ‘히어로’ 본능이 더 발휘된다는 것이다. 일부 선수들은 “월요일 휴식일을 앞두고 주말, 특히 일요일이 기분적으로는 더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