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공 돌아온 류현진, 에이스 모드로 빠르게 복귀
by이석무 기자
2020.08.12 11:50:50
|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이 샬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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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려는 기우였다. 낯선 환경도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확실히 돌아왔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샬렌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토론토 타선은 0-1로 뒤진 6회말 보 비셋의 3점 홈런에 힘입어 3-1 역전에 성공했고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안고 7회초 구원투수 라파엘 돌리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토론토는 7회말 추가점을 뽑아 4-1로 리드했다. 류현진의 시즌 2승이 눈앞에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9회말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마무리투수 앤서니 배스가 2사 1, 3루 상황에서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에게 동점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류현진의 시즌 2승도 날아갔다.
대신 류현진은 토론토가 연장 10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트래비스 쇼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승리는 날아갔지만 류현진의 투구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 계약을 맺고 1선발로 자리매김한 류현진은 시즌 초반 2경기에서 잇따라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평균자책점도 8.0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이날 임시 홈구장 개막전에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면서 에이스 모드 부활을 알렸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5.14에서 4.05로 크게 낮췄다.
6회까지 투구수는 92개로 관리가 잘됐다. 그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7개나 됐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빠른공 구속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4회초 코리 디커슨에게 던졌던 약 148km(91.9마일)이었다. 90마일 이상 나온 공이 22개나 됐다.
류현진의 빠른공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4⅓이닝 5실점 했던 워싱턴전 빠른공 평균구속은 142.5km에 불과했다. 그런데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애틀랜타전에선 144.9km로 올라갔다. 이날도 빠른공 평균구속은 144.9km로 애틀랜타전과 같았다.
지난 시즌 빠른공 평균구속인 146km(90.7마일)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 시즌 좋았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빠른공에 자신감이 붙다 보니 승부는 더욱 과감해졌다. 이날 92개 투구수 가운데 빠른공을 43개나 던졌다. 과감한 몸쪽 승부도 피하지 않았다. 지난 2경기에서 빠른공 개수가 29개, 20개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빠른공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이용해 몸쪽으로 과감한 승부를 펼쳤다”며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높게 형성됐다는 점도 적절히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리 전략을 준비한 뒤 상대 타자에 맞춰 승부를 펼친 점도 돋보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볼넷이 간간이 눈에 띄는 것은 ‘옥에 티’다. 류현진 지난해 29차례 선발 등판에서 한 경기 볼넷을 2개 이상 내준 경기가 3차례뿐이었다. 심지어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은 것도 12경기나 됐다.
하지만 올 시즌 4차례 등판에서 모두 볼넷을 내주고 있다. 4경기에서 볼넷이 9개 나왔다. 물론 다른 투수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볼넷 숫자다. 하지만 류현진이기에 이 정도의 볼넷 숫자도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시즌 류현진의 9이닝당 평균 볼넷 허용은 1.18개로 메이저리그 1위였다. 삼진/볼넷 비율은 6.79로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함께 공동 3위였다.
현지언론들은 류현진의 호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CBS스포츠는 “류현진이 2회초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저녁 내내 마이애미 타선을 억제했다”며 “최근 2경기에서는 11이닝 동안 1점만 잃고 안타는 3개만 허용했다”고 소개했다.
버팔로 지역 신문인 ‘버팔로 뉴스’는 ‘더 버펄로 뉴스’는 “류현진이 현지시간으로 11일 오후 6시 41분 살렌필드의 첫 빅리그 경기 초구를 던졌다”며 “6이닝 동안 단 2안타만 내줬지만 불펜이 그의 승리를 날렸다”고 전했다.
찰라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는 우리의 에이스”라고 치켜세웠다.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의 투구 영상과 기록을 SNS를 통해 소개한 뒤 한글로 “오늘 류현진 선수는 경이적이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태극기 이모티콘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