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김희애 "털털한데 고급스러운 수현=무지개…그냥 친구같아"[인터뷰]①
by김보영 기자
2024.10.07 15:30:53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김희애가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에서 묘한 신경전 열연을 펼친 후배 수현과의 호흡을 털어놓으며 그를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영화 ‘보통의 가족’의 개봉을 앞두고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김희애는 극 중 재규(장동건 분)의 연상의 아내 ‘연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희애가 연기한 ‘연경’은 자식과 가족에 헌신하는 모성의 맹목적 감정을 현실감있게 대변하는 인간적인 캐릭터다. 일에서든 가정에서든 완벽히 역할에 충실해 기품있는 알파맘의 모습을 보이지만, 나이 어린 첫째 형 재완(설경구 분)의 아내 지수(수현 분) 앞에선 묘한 질투와 경쟁의식을 드러내는 모습이 긴장과 때로는 공감을 유발한다. 또 우애 깊고 잘난 형제들이 자식의 문제 앞에 지나치게 이성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에 연경이 ‘돌아버리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갑작스레 굴러들어온 어린 형님(지수) 앞에 눈을 흘기며 기싸움을 시전하는 면모 등은 뜻밖의 유머 요소로도 활약한다. 김희애는 “그 전까지는 직업적으로도 그렇고 대사 면에서도 연극적이며 드라마적인 역할을 많이 했었다. 이번 연경 캐릭터는 그만의 직업도 있지만 엄마의 포지션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인지 그런 (인간적인) 점들이 귀여웠던 역할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경 캐릭터의 매력도 언급했다. 그는 “사람이 너무 착하기만 하면 짜증나지 않나. 이 여자는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고 치열하고 솔직하기 때문에 좋게 본다면 다 좋은 거 같다”며 “자식을 위해 못할 일이 없는데, 그 (극한의) 순간 가식을 보이지 않고 참지 않는 모습이다. ‘확 돌겠다’는 등 감정을 숨기지 않은 채 앞에서 할 이야기를 다 하는 모습을 보면 착하고 나쁘고를 떠나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인물같다. 직설적이고 이기적인 모습도 보이지만, 좋은 일을 할 땐 물러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나. 뒤에서 더 마음에 안 든다고 구시렁대는 것보단 덜 비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극 초반부 레스토랑 화장실에서 마주친 연경과 지수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을 설경구, 장동건 등 다른 배우들도 인상 깊게 본 명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앞서 김희애는 전작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후배 한소희와 천상의 미모 대결을 펼치며 날선 대립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김희애는 또 다른 미모의 후배 수현과의 호흡은 어땠냐는 질문에 “‘보통의 가족’에선 연경이가 (지수를 향해) 질투를 좀 한다”는 너스레와 함께 “화장실 기싸움 신 같은 경우는 외국인 분들도 좋아해주시더라. 세계도 그런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가 싶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그 장면 찍으면서 재밌었다. 개인적으로 본 수현 씨의 경우, 되게 모델같이 아름다운 몸매에 예쁘지 않나. 그런데 성격도 털털하고 되게 좋아서 동생이나 후배같지 않고 그냥 친구같이 느껴진다”며 “그 친구만 만나면 아주 유쾌해진다”고 수현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 캐릭터(지수)가 (수현에게) 자연스러워서 그런가, 수현은 평상시 별달리 하는 게 없는 것 같은데도 고급스럽다”며 “성격이 밝은 친구들 중에서도 내면에 어두움을 드러내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현 씨는 성격이 밝기도 밝고 어두운 면 자체가 별로 없는 듯한데도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색이 다양한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너는 레인보우(무지개)야’라고 말해줬다. 다양한 색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좋은 배우라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보통의 가족’은 10월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