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 토할 거 같아"...'구토 투혼' 집안싸움에 기립박수 터져
by박지혜 기자
2024.08.02 09:01:35
| 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메스꺼움을 호소하던 김원호가 구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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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우리 선수들끼리 만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조가 결승에 진출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원호는 경기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구토하기도 했다.
김원호-정나은은 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를 2-1(21-16 20-22 23-21)로 꺾었다.
세계 랭킹 2위 서승재-채유정 조와 8위 김원호-정나은 조는 한 세트씩 주고받은 뒤 3세트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마지막 세트에서 셔틀콕을 받다 넘어진 김원호는 메디컬 타임을 요청했고, 급기야 구토를 하기도 했다. 불과 몇 시간 전 남자복식 경기를 치른 서승재도 투혼을 보였다.
동점과 역전, 재역전이 반복된 접전은 듀스로 이어졌고 서승재-채유정 조의 범실이 잇달아 나오면서 김원호-정나은 조가 결승 티켓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서승재는 후배 김원호를 안아줬고,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 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구토까지 하며 힘겹게 경기를 마친 김원호와 정나은이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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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는 “헛구역질이 나오길래 한 번 나오는 거겠지 싶었는데 코트에다가 토할 것 같아서 심판을 불러 봉지에다가 토했다”며 “코트에서 이렇게 티를 낸 건 처음이었다. 운동선수로서 보여주면 안 되는 모습을 올림픽에서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원호는 은메달 확보하면서 병역 특례 혜택도 받게 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복식에서 은메달을 땄던 그는 “(당시) 이기는 상황에 군대 생각을 했다가 진 기억이 있다”면서 “오늘 경기 중에는 그 생각을 안 하고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원호-정나은 조는 2일 밤 11시 10분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황야총-정시웨이 조를 상대로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