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위, 중공군 미화 영화 수입 논란에 "허가 막는 게 위헌" [종합]
by김보영 기자
2021.09.07 17:15:30
|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국내 수입을 허가하고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한 중국 영화 ‘1953 금성대전투’ 포스터. (사진=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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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중공군 미화 의혹에 휩싸인 중국 영화의 국내 수입을 허가했다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영등위는 7일 오후 ‘<1953 금성대전투> 영상물의 등급분류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설명드립니다’란 제목의 공식 입장 보도자료를 게재했다. 영등위는 먼저 “영상물의 등급분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50조에 따라 이루어지며, 비디오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고자 하는 자는 해당 비디오물의 내용에 관하여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함)로부터 등급분류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53 금성대전투>와 관련하여 언론 보도에서 언급되고 있는 ‘상영허가(영상물 사전 심의제로 사료)’ 및 ‘수입허가’는 각각 1996년, 2005년에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이미 폐지되었으며, 등급분류를 보류하는 제도 또한 2001년 위헌결정으로 폐지됐다”고 해명했다.
앞서 영등위는 지난달 30일 심의를 거쳐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금강천’)의 국내 수입을 허가하고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휴전을 앞두고 중공군이 막바지 총공세를 벌인 금성전투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이 전투는 우리나라에게 국군 전사자 1701명을 발생시킨 뼈아픈 역사로 기록된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이 전투를 중국과 북한 입장에서 다룬 영화라는 점이 알려지자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은 해당 영화의 상영을 허가한 영등위의 조치를 일제히 비판해 논란이 된 것이다. 해당 영화는 극장 개봉용이 아닌 비디오용으로 심의를 마쳤다.
영등위는 이에 대해 “현행 영상물 등급분류 제도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도입되었으며, 영상의 소재 또는 내용 등을 이유로 해당 영상물의 등급분류를 보류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헌법에서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되어 현행 법률로 허용하지 아니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관람가, 12세이상관람가, 15세이상관람가, 청소년관람불가, 제한관람가 등 총 5개 등급으로만 분류토록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위원회는 비디오물로 등급분류 신청된‘1953 금성대전투’에 대해 관련 제도와 규정에 따라 2021.8.30.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분류했다”고도 부연했다.
영등위의 조치와 관련해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영화는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 포로와 실종자가 4136명이었던 금성전투를 철저히 중국과 북한의 시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영화에 대한 판단과 비판은 시청자들의 몫”이라면서도 “청소년들에게 침략 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여주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침략을 미화한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에 대해 관람 등급을 부여했다”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침략한 중공찬양 영화를 우리 안방에서 보라는 것입니까”라며 “영등위는 대한민국의 국가기관입니까 아니면 중국 홍보기관입니까”라고도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