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화부 기자
2011.07.24 21:52:29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박태환의 기량을 존경한다."
중국 수영의 희망 쑨양이 박태환의 기량에 존경의 뜻을 보냈다.
쑨양은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수영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반드시 넘겠다고 다짐했던 박태환의 벽에 또 한번 막혔다. 박태환이 기적같은 역전 레이스를 펼치는 사이 그도 역영을 펼쳤지만 3분43초24의 기록으로 2위에 머물렀다. 박태환과는 1.2초나 차이가 났다.
박태환이 50m를 남겨두고 마지막 턴을 하는 순간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 수영장은 이미 적막에 휩싸였다.
첫 출발시 경기장을 메웠던 중국 관중들의 함성은 250미터께 쑨양(孫陽)이 박태환을 간발의 차까지 따라잡으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뿐이었다.
출발 총성이 울린 이후 줄곧 `쑨양 자여우(加油, 힘내라)`를 외치며 경기를 중계하던 중국 해설자는 박태환이 300m를 지나면서 말을 줄였다. 이미 이번 2011년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박태환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듯했다.
박태환이 결승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 경기장 한 편에 자리잡은 100여명의 한국 교민과 원정 응원단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그러나 경기장 대부분을 메우고 있던 중국 응원단은 찬물을 끼얹은 듯한 분위기였다. 못 볼 것을 봤다는 표정들이었다.
쑨양은 애써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굳이 인터뷰를 해야하냐는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지만 “박태환의 기량을 존경한다. 그의 단거리 스퍼트는 나보다 훨씬 낫다. 400m는 이정도로 만족하겠다”고 말했다. 라이벌 박태환에게 당한 패배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표정이었다. 쑨양은 “자신의 주종목인 1500m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