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K" 양현종, 빅리그 첫 선발 3⅓이닝 1실점...팀승리 견인(종합)

by이석무 기자
2021.05.06 12:36:03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이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빅리그 선발 데뷔전에 나선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양현종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빼앗으며 4피안타 1볼넷 1실점 한 뒤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66개였고 스트라이크는 44개였다. 승패는 기록되지 않았고 평균자책점은 2.08에서 2.25로 약간 올랐다. 빠른공 최고 구속은 91.4마일(147km)였다.

이날 경기는 경기 전 내린 비 때문에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시작했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양현종은 베테랑 답게 무리없이 자기 공을 던졌다.

이날 미네소타는 좌완 양현종을 대비해 선발라인업에 우타자(스위치히터 포함) 8명을 배치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던져 삼진을 8개나 잡아냈다.

텍사스 구단 역사상 3⅓이닝 이하 투구에서 삼진 8개를 잡아낸 투수는 1980년 대니 다윈에 이어 양현종이 역대 두 번째다. 또한 빅리그 첫 3경기만 경험한 투수 가운데 한 경기 8탈삼진을 잡은 투수는 구단 창단 이래 5번째다.

이날 양현종이 기록한 탈삼진 8개는 한국인 투수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 최다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박찬호(은퇴)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선발 데뷔전에서 기록한 5개가 최다였다. 아울러 만 33세 65일의 나이에 선발 데뷔전을 치른 양현종은 MLB 텍사스 투수 선발 데뷔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투구 분석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양현종의 전체 66개 공 가운데 직구가 25개(38%)로 가장 많았고, 체인지업은 24개(36%)를 던졌다. 이어 슬라이더 15개(23%), 커브 2개(3%) 순이었다.

양현종은 1회부터 삼진쇼를 펼쳤다. 1번 타자 바이런 벅스턴을 공 3개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데 이어 2번 조시 도널드슨도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3번 넬슨 크루스는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던져 역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양현종은 2회말 1사 후 5번 미치 가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해 첫 실점을 내줬다. 2구째 던진 직구가 가운데로 쏠리면서 배트 중심에 맞았다.

하지만 양현종은 실점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6번 호르헤 폴랑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7번 맥스 케플러 마저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양현종은 3회말에도 삼진쇼를 이어갔다. 선두 타자 8번 미겔 사노를 상대로 헛스윙 3개로 3구삼진 처리한데 이어 9번 안드렐톤 시몬스는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잡아냈다.

2아웃을 잡은 양현종은 1번 벅스턴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줬다. 하지만 2번 도널드슨은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면서 3회까지 호투를 이어갔다.

양현종은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말 흔들리기 시작했다. 1-1 동점인 4회말 3번 크루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데 이어 4번 갈릭에게 원바운드로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허용,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설상가상으로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내준 가버에게 첫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양현종은 대량실점 위기에서 폴랑코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첫 고비를 넘겼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마운드로 올라와 양현종과 악수를 나눈 뒤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이어 등판한 구원투수 존 킹이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면서 양현종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양현종도 텍사스 구단 역대 두 번째로 3⅓이닝 이하 투구에서 삼진 8개를 잡아낸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빅리그 첫 3경기만 경험한 투수 중 한 경기 8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텍사스 역대 5번째다.

텍사스는 양현종의 초반 호투에 힘입어 미네소타를 3-1로 누눌렀다. MLB닷컴은 “타킷필드에서 열린 양현종의 첫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은 짧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칭찬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