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1타점 그 이상의 무게 실린 이유

by정철우 기자
2014.09.10 22:03:29

이대호. 사진=IB스포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빅 보이’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장타쇼를 펼쳤다. 밀고 당기고 자유자재로 장타를 뽑아내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2위 오릭스와 승차를 유지하게 만든 천금타였다. 올 시즌 타점 중 손 꼽힐만한 중요한 타점을 만들었다.

이대호는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 원정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타수2안타1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2루타를 2개나 치며 장타력을 뽐냈다. 특히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경기였다.

출발이 좋았다. 1회초 2사1루. 이대호는 볼 카운트 2-0의 유리한 상황에서 니혼햄 선발 키사누키의 높은 직구를 밀어쳐 우익 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로 만들었다. 공이 한참을 굴렀기 때문에 타점까지 기대할 수 있었지만 엉덩이 근육 부상이 완치 되지 않은 1루 주자 우치가와가 3루에 멈춰서며 점수가 되지는 않았다. 다음 타자 야나기타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선제 득점에도 실패.

이후 두 타석에선 안타를 치지 못했다.

두 번째 타석에선 삼진을 당했고 선두타자로 나선 6회에는 우익수 플라이로 간단하게 물러났다.

그러나 네 번째 타석에선 천금같은 한 방을 쳤다.



1-1 동점이던 7회 2사 1,2루. 니혼햄은 2사 2루서 선발 기사누키가 우치가와에게 볼넷을 내주자 투수를 다니모토로 교체했다. 140km대 후반의 직구를 예사로 던질 수 있는 파워 피처을 통해 기를 눌러보겠다는 의도. 하지만 이대호는 이런 니혼햄의 계산을 보기 좋게 깨 버렸다.

초구 컷 패스트볼에 스윙한 이대호는 2구째 볼이 되는 직구를 잘 골라냈다. 3구째. 니혼햄의 선택은 슬라이더였다. 다양한 속도 변화를 통해 이대호의 타이밍을 뺏어보려는 의도. 하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계획이 어긋나고 말았다.

실투를 놓치지 않은 이대호는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맞는 순간 장타를 직감하게 한 타구는 도쿄돔 좌중간 담장을 맞고 떨어졌다. 2루 주자 나카무라가 홈을 밟으며 2-1. 이번에도 우치가와가 홈을 밟지 못해 추가 타점은 이어지지 않았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더 달아나지는 못했지만 소프트뱅크 필승조의 힘으로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먼저 경기를 시작한 오릭스가 승리를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진 상태였기에 더욱 중요한 한 방이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이대호의 타율은 3할2리에서 3할3리로 조금 올랐고, 소프트뱅크는 오릭스와 승차를 4경기로 유지했다.

다음주 초 오릭스와 3연전을 앞두고 최소 4경기차를 유지하는 것이 지상 목표인 소프트뱅크. 이날의 결승 타점은 그 차이를 지켜주는 중요한 일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