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창단 37년 만에 첫 NFL 슈퍼볼 우승 감격

by이석무 기자
2014.02.03 12:15:04

시애틀 시호크스의 와이드리시버 덕 볼드윈(가운데)가 덴버 브롱코스와의 NFL 슈퍼볼 4쿼터에 터치다운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시애틀 시호크스가 창단 첫 북미 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다.

시애틀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8회 NFL 슈퍼볼 결승전에서 덴버 브롱코스를 43-8로 크게 이기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시애틀은 1976년 창단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슈퍼볼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시애틀 연고 프로스포츠팀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1978~1979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시애틀 슈퍼소닉스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워싱턴 불리츠를 4승1패로 누르고 우승한 것이 마지막이다.

그나마도 시애틀 슈퍼소닉스는 2007~2008시즌을 끝으로 연고지를 이전해 현재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로 팀명을 바꿨다. 참고로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는 1977년 창단 후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창과 방패의 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시애틀은 탄탄한 수비력이 돋보이는 반면 덴버는 통산 4차례나 MVP를 차지한 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이끄는 공격력이 일품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애틀의 공수 모두 덴버를 압도했다. 8만여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시애틀은 경기 시작 12초 만에 덴버의 패스 실수로 행운의 세이프티 점수 2점을 얻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덴버 센터백 매니 라미레스가 쿼터백 매닝에게 공을 패스한다는 것이 매닝의 얼굴을 스치고 덴버 진영 엔드존으로 날아간 것. 덴버 러닝백 노손 모레노가 뒤늦게 뛰어가 공을 잡았지만 이미 공은 엔드존을 넘어간 뒤였다.



이는 슈퍼볼 역사상 최단 시간 득점 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2007년 2월 시카고 베어스의 데븐 헤스터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의 슈퍼볼에서 14초였다.

기세가 오른 시애틀은 1쿼터에만 두 차례 필드골 득점을 추가하며 8-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2쿼터에도 런닝백 마숀 린치의 1야드 터치다운과 말콤 스미스의 인터셉트 리턴 터치다운으로 22-0까지 달아나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두 차례 득점 모두 시애틀이 덴버의 공격을 가로채 연결한 것이었다. 덴버 입장에선 실점을 내준 과정이 너무 안좋다보니 분위기가 그대로 다운될 수밖에 없었다.

3쿼터에도 두 차례 터치다운으로 36-0을 만든 시애틀은 3쿼터 종료 직전 이날 유일한 터치다운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4쿼터에 다시 와이드시리버 덕 볼드윈이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1998년과 1999년 2년 연속 슈퍼볼을 차지했던 덴버는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시애틀이 자랑하는 막강한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슈퍼볼에서 한자릿수 득점에 그친 것은 2001년 뉴욕 자이언츠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슈퍼볼 결승을 끝으로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매닝은 두 차례나 인터셉트를 허용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반면 시애틀 쿼터백 러셀 윌슨은 매닝(280야드)보다 적은 206야드 패스에 그쳤지만 두 차례나 터치다운 패스를 완성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편, 슈퍼볼의 또다른 볼거리는 바로 하프타임쇼다. 이날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는 브루노 마스와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등장해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특히 브루노 마스와 레드 핫 칠리 페퍼스는 출연료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공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동, 숙박, 댄서 및 세션 출연료 등 부대비용까지 전적으로 자신들이 지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