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바보' 감독 "편집? 유아인 때문 NO…공개 못할까 조마조마" [인터뷰]①
by최희재 기자
2024.05.03 12:11:24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유아인 씨의 논란 때문에 의도적으로 편집한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3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이 주연 배우인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 이슈로 달라진 부분에 대해 전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로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종말의 바보’는 주연인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공개가 미뤄졌다. 김 감독은 “설마 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는데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넷플릭스가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내부적으로 좋은 결정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게 솔직한 제 마음이다”라며 “많은 스태프들이 고생했는데 다행히 공개할 수 있어서 마음을 한 시름 놓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유아인의 출연 계기를 설명하며 “일찍 한 캐스팅은 아니었다”면서 “은진 씨 캐릭터의 남자친구 역이다 보니까 저의 첫 번째 고민은 은진 씨가 연기를 가장 편하게 할 수 있는 남자 배우가 누굴까로 시작했고, 나왔을 때 임팩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인 씨가 안은진 씨와 같은 소속사이기도 하고 정성주 작가님과 작품을 한 적도 있더라. 정 작가가 새로 대본을 쓰셨다고 하니까 아인 씨가 관심을 보였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아인 씨와 몇 번 통화하면서 고민도 들었고, 이 역할에 대해서 설명도 했다. 아인 씨의 연기에 대한 태도에 들은 바가 많기도 하고, (유아인이) 은진 씨를 굉장히 아끼는 후배로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아인 씨라면 은진 씨가 연기를 굉장히 편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욕심을 부렸다”고 설명했다.
유아인 편집 부분에 대해선 “이야기의 구조를 처음 잡을 땐 유아인 씨가 주인공의 남자친구였기 때문에 극 중 큰 비중인 건 맞다”면서 “그 배우의 특정 부분을 고의적으로 빼거나 한 부분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다 이야기에 충실한 쪽으로 끌고 갔다. 은진 씨, 윤혜 씨라는 두 여자의 캐릭터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게 많은 비중이었다. 아인 씨의 역할은 뒤로 갈수록 은진 씨 때문에 드러나게 됐다. 피날레의 느낌을 주는, 선택을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복잡한 설정과 편집 과정에 대해 “아인 씨의 일이 있기 이전에도 편집을 바꿨었다”며 “아인 씨의 문제가 아니었고 시청자들에게 가장 이해도 높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