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아이유 편집 필요없는 열연…'드림', '극한직업' 기적 재현할까 [종합]

by김보영 기자
2023.03.30 12:33:14

30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드림’(감독 이병헌) 제작보고회에서 이병헌 감독을 비롯한 아이유, 박서준 등 영화 주역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천만 영화 감독과 한류스타, 국가대표급 배우들이 뭉쳤다. 우여곡절 끝에 3년 만에 세상에 나온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이 올봄 극장가에 희망의 열기를 불어넣을까. 가슴 뜨거운 실화의 감동, 배우-제작진 드림팀 조합으로 위기의 한국 영화계에 한줄기 햇살이 될지 기대를 모은다.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에는 박서준과 이지은(아이유),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4월 26일 개봉을 확정한 ‘드림’은 인생 커리어 최대 위기에 놓인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가 열정없는 PD 소민(이지은 분)과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천만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으로, 2010년 대한민국이 첫 출전한 홈리스 월드컵 대회를 다룬 실화 모티브 작품이다. 2016년 ‘극한직업’ 이후 관객들을 만나는 건 약 4년 만이다.

이병헌 감독은 먼저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행사가 있다. 그들의 사회의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 만든 대회가 있는데 2010년 우리나라의 홈리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첫 출전한 실화를 모티브로 새롭게 창작한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는 “대회가 가진 취지와 영화의 기획 의도가 같은 맥락”이라며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제가 선택한 작품 중 고민의 시간은 가장 짧았는데 만들어서 내놓는 시간은 가장 오래 걸린 작품이 됐다”고 작품을 향한 특별한 애착을 내비쳤다.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선 “연출을 결정한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기획해 시나리오를 쓴 시간까지 합하면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영화를 만드는 건 수많은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부침이 많았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너무 파란만장하고 길어서 지금 다 압축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복잡다단한 심정을 털어놨다. 다만 “그 거절에 대해 이 영화가 당신들의 생각보다 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며 “자신이 있다고 답변을 대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우 박서준(왼쪽부터)과 아이유, 이병헌 감독이 30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드림’은 특히 한류스타 박서준과 톱가수 겸 배우로 활약 중인 이지은의 첫 호흡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최근 tvN 예능 ‘서진이네’에서 일당백 박부장으로 활약 중이기도 한 박서준은 ‘드림’에서 전직 축구선수 홍대 역을 맡았다. 박서준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이후 바로 촬영을 시작했다”며 “관객과 만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저의 3년 전 모습이라 감회가 새롭다”며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들 만날 생각에 설레고 걱정된다. 만감이 교차한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털어놨다.

축구선수 역할을 맡은 만큼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쳤다고. 박서준은 “실제 축구선수들을 관찰했다”며 “실력은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고, 훈련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정말 토할 것 같았다. 풋살장에서 잠깐 뛰는 것도 너무 힘들어 체력을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이렇게 많이 뛴 작품은 손에 꼽는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지은은 극 중 열정 없고 사회생활 만렙의 다큐멘터리 PD 소민 역을 맡아 연기변신을 꾀했다. 이지은은 앞서 지난해 개봉한 첫 스크린 데뷔작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에서 미혼모 ‘소영’ 역을 연기해 호연을 펼쳤다. 촬영 시기로는 스크린 첫 번째였지만, 개봉 시기가 밀려 두 번째 스크린작이 된 ‘드림’에선 전작 캐릭터의 색깔을 완전히 지우고 180도 다른 연기 변신을 꾀해 눈길을 끈다. 이지은은 “‘드림’을 찍을 때 당시가 3년 전이었는데 그때 뭔가 사연이 많은 역할 위주로 드라마 촬영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연이 없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딱 ‘드림’이 제안와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솔직하고 털얼한 출연 계기를 전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서준은 이지은과의 만남에 대해 “평소 아이유의 팬이어서 어떨까 기대를 많이 했다”며 “티키타카가 좋았고 촬영이 끝날 무렵 더 많은 장면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될 정도로 반갑고 아쉬움도 남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지은 역시 “기대가 됐던 촬영이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돌발적인 디렉팅을 주실 때가 있었는데 박서준 배우가 빠르게 캐치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너무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코앞에서 연기를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았다”며 박서준의 칭찬에 화답했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배우 이현우가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이지은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는 4월 26일 개봉한다.
홍대, 소민과 함께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빼놓을 수 없다. 김종수, 고창석, 허준석, 이현우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내공을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들이 모였다.

축구단의 정신적 지주인 ‘환동’ 역을 맡은 김종수는 효봉 역을 맡은 고창석에 대해 “축구선수에 버금갈 정도의 열정을 보였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막내 이현우는 축구팀의 히든카드인 ‘김인선’ 역할을 맡았다. 이현우는 팀 내 히든카드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꾸준히 축구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는 “축구 실력이 그렇게 좋지 못한데 뜻처럼 되지 않아 속상한 적이 있었다”고 토로하면서도, “하지만 많은 연습을 했기에 영화에선 잘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소망을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배우들의 열정과 호흡에 따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워낙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현장에서 (배우들의 연기가)제가 원하는 100%가 나오기는 어려운 일이고, 후반 작업에 편집을 통해서 만지는 과정이 있는데 이미 편집이 돼서 나온 느낌이었다”라며 “(배우들) 덕분에 노동력이 줄어든 것 같다. 제 개런티를 올려주신 분들”이라고 감사와 극찬을 보냈다.

또 ‘극한직업’의 성공 이후 ‘드림’을 제작해 세상에 내놓는 소감을 묻자 “‘극한직업’이 성공했을 때 드디어 ‘드림’을 찍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고 코로나 등이 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드림’은 ‘극한직업’의 성공이 있어서 제작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 부담이 됐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그 영광이 아니었다면 제작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남의 기회를 뺏어오는 것이라 유의미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데뷔할 때보다 더 떨린다”고 진정성어린 각오와 떨림을 전했다.

한편 ‘드림’은 오는 4월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