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징크스 떨어낸 커쇼...다저스, WS 우승 '1승 남았다'
by이석무 기자
2020.10.26 13:58:40
| LA다저스 선발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호투를 펼친 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A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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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선발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A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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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다저스가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다저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7전4승제) 5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눈부신 호투에 힘입어 4-2로 승리했다.
전날 4차전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어이없는 실책으로 내줬던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다시 앞섰다.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1988년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32년 만에 정상에 복귀한다. 반면 탬파베이는 벼랑 끝에 몰리는 신세가 됐다. 남은 6, 7차전을 모두 이겨야만 창단 첫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다저스 선발 커쇼의 역투가 빛났다. 이날 커쇼는 5⅔이닝을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커쇼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3차례나 받은 현역 최고의 투수다. 하지만 유독 ‘가을야구’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월드시리즈 등 큰 경기에선 유독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까지 커쇼의 월드시리즈 통산 성적은 5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40이었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커쇼는 지난 21일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5차전에서도 인상적인 역투로 ‘가을사나이’ 변신을 알렸다. 3회말 2실점을 제외하고 탬파베이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커쇼는 이날 삼진 6개를 추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탈삼진을 207개로 늘렸다. 저스틴 벌랜더(205개·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다저스 타선도 1회부터 점수를 뽑으며 커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선두타자 무키 베츠의 좌월 2루타와 코리 시거의 우전 적시타로 간단히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탬파베이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의 잇따른 폭투로 찾아온 2사 1, 3루 상황에서 코디 벨린저의 내야안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다저스는 2회초에도 작 피더슨의 중월 솔로홈런으로 1점을 더해 3-0으로 달아났다.
탬파베이는 3회말 얀디 디아스의 1타점 3루타와 란디 아로사레나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다. 아로사레나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27번째 안타를 쳐 2014년 파블로 산도발(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세운 역대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26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탬파베이는 4회말에도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후속타자 조이 웬들과 윌리 아다메스가 내야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때 기습적인 홈스틸을 시도한 3루 주자 마누엘 마르고트 마저 커쇼의 침착한 홈 송구에 막혀 아웃돼 기회가 날아갔다.
실점 위기를 넘긴 다저스는 5회초 맥스 먼시의 우중월 솔로포로 4-2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추가점을 뽑지는 못했지만 커쇼와 구원투수진의 역투에 힘입어 2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다저스는 9회말 세이브 상황에서 전날 역전패를 허용한 마무리 켄리 잰슨 대신 블레이크 트레이넨을 마운드에 올렸다. 통산 93세이브를 기록한 트레이넨은 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탬파베이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타자 최지만은 이날 벤치를 지키다 8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왔다. 그러자 다저스가 투수를 우완 더스티 메이에서 좌완 빅토르 곤살레스로 교체했다.
탬파베이는 좌투수가 나오자 최지만을 다시 빼고 우타자 마이크 브로소를 기용했다. 최지만은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하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와야 했다.
한편, 다저스 대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6차전은 하루 휴식 후 28일 오전 9시 8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탬파베이는 선발로 블레이크 스넬을 예고했고 다저스는 우완 토니 곤솔린을 오프너로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