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위, '뫼비우스' 제한상영가 심사에 "영화보면 이해될 것"

by강민정 기자
2013.08.28 12:03:27

‘뫼비우스’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영화를 보면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제작 김기덕 필름)에 대한 등급 심사에 대해 입을 열었다. ‘뫼비우스’는 지난 6월 영등위 1차 심사 결과 제한 상영가 등급이 결정됐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문제로 지적된 장면을 편집, 수정해 2차 심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핵심 사안이었던 ‘직계간 성관계’를 재편집하고 나서야 영등위로부터 청소년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과정을 두고 일부 대중은 토론토와 베니스 영화제에 초청된 ‘뫼비우스’가 국내에서만 까다로운 심사를 거쳤다는 이유로 영등위의 판단에 불신을 갖기도 했다. 박선이 영등위 위원장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은 실제로 등급 분류를 받아가는 관계자들과 함께 실제로 영화관에서 작품을 보는 2억 여 명의 관객이다”며 “두 고객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것은 중차대한 일이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뫼비우스’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아 다음 주 개봉을 할 텐데, 관객이 보면 등급 분류가 내려진 상황에 대해 이해를 할 거라 생각한다”면서 “처음 제한 상영가 영화를 처음에 본 제한상영가 버전을 아무도 못 보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이어 “‘너희만 보고 너희끼리만 정하면 어떻게 하냐’고 하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일부에서는 영등위가 제한 상영가를 자율로 준다고도 하는데 세계 어떤 곳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만큼 영등위의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알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어떤 위원이 어떤 영화에 어떤 이유로 어떤 등급을 매겼는지, 국회에 요청하면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다는 게 영등위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대중의 불신이라는 문제가, 영등위가 이상한 등급을 매긴다고 보여지는 현실이 불편하고 어렵다”며 씁쓸해했다.



영등위의 제한 상영가 등급 심사에 불신을 갖게 되는 배경은 우리나라에서 제한 상영가 등급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전용관이 없기 때문이다. ‘뫼비우스’ 역시 이런 이유로 사실상 국내 개봉 불가 입장에 놓였었다.

박 위원장은 “제한 상영가에 대한 공감은 사실 심사를 하는 분들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정부에서 전용극장에서만 상영가능한 제한 상영가 등급 영화를 예술 영화 전용관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고 하니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뫼비우스’를 비롯해 올해 영등위가 제한 상영가로 제한한 작품은 총 6개다. 남녀의 성기노출, 직접적인 성관계 묘사 등의 이유로 ‘홀리모터스’, ‘브루노’, ‘잔다라’, ‘클립’, ‘거짓말 섹스가 좋다’ 등이다.

영등위는 내달 5일 부산 해운대 센텀 영상도시로 청사를 이전한다. 9일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며 지난 23일부터 각 분야별 소위원회 위원을 구성해 이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