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설계자' 리틀 리처드 별세…밥 딜런 등 추모

by장병호 기자
2020.05.10 16:16:01

골수암 투병…향년 87세
링고 스타 "최고의 음악적 영웅"
50년대 인종 화합 이끌기도

9일(현지시간) 별세한 미국 가수 리틀 리처드(사진=AFP).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미국 가수 리틀 리처드(본명 리처드 웨인 펜니먼)가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리틀 리처드는 이날 테네시 주 툴라호마에서 눈을 감았다.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리틀 리처드가 골수암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리틀 리처드의 별세에 해외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뮤지션들도 잇따라 추모를 표하고 있다.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는 SNS를 통해 “그는 내 10대 초반에 가장 큰 영감을 줬고 그의 음악에서는 1950년대 중반 음악계를 처음 강타한 그 때처럼 여전히 날 것의 짜릿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며 그를 추모했다.

밥 딜런은 “어린 소년 시절 리틀 리처드는 빛나는 별이었고 나를 안내하는 빛이었다”며 “물론 그는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지만, 삶의 한 부분이 사라진 것만 같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엘튼 존은 “음악적으로 보컬에서나 시각적으로나 그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며 “10대 시절 그의 라이브를 보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흥분되는 사건이었다”고 그를 회고했다. 비틀스의 드러머 링고 스타도 리틀 리처드를 “내게 최고의 음악적 영웅 중 하나”라고 칭했다.

1932년 조지아 주 메이컨 출신인 리틀 리처드는 스스로를 ‘로큰롤의 설계자’로 불러왔다. 1950년대 중반부터 ‘투티 프루티’(Tutti Frutti), ‘롱 톨 샐리’(Long Tall Sally)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전 세계적으로 300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고인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초창기인 1986년에 일찌감치 헌액됐다.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이 꼽은 ‘가장 위대한 100대 아티스트’ 8위에 선정됐다. 1993년에는 그래미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미국 내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기 젊은 흑인과 백인 팬들을 동시에 끌어들였다. 리틀 리처드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로큰롤이 모든 인종을 하나로 묶는다는 생각을 해왔다”면서 “나는 흑인이지만 팬들은 개의치 않는다. 나는 그것이 기분이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