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김민우 스스로 잃은게 많다"

by박은별 기자
2013.06.09 16:33:48

염경엽 감독, 사진=뉴시스
[목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죄송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불미스러운 무면허 음주사고를 낸 내야수 김민우를 대신해 야구 팬들에게 사과했다.

김민우는 9일 새벽 새벽 강남 논현동에서 무면허 음주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로 후진을 하던 중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이에 넥센 구단은 김민우에 대해 ‘정규시즌 30경기 출장 금지와 선수단 내규에 따라 벌금 1000만원’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김민우가 사고를 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팀 분위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틀 전 염경엽 넥센 감독이 선수단의 사생활에 대해 주의를 준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구단의 충격은 더 컸다. 염 감독의 불길한 예감은 슬프게도 현실이 되고 말았다.

9일 목동 KIA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 관리를 제대로 못한 내 책임이다. 넥센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김민우는 지난 8일 KIA전을 마치고 1군 엔트리에서 빠질 예정이었다. 염 감독은 “원래 어제 1군에서 빠지고 휴식기가 지난 후 열흘 뒤쯤 1군에 다시 올라올 예정이었다. 강정호도 휴식이 필요했고 백업 유격수 신현철도 상태를 보고 싶었다. 민우도 2군에서 외야 게임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야 앞으로 기용폭도 넓어지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방향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징계를 내린 부분에 대해선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팀이 정한 원칙이 있으니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당연했다. 팀 전력 손실은 사실이지만 원칙은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조직 생활에 대한 일탈행위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단지 벌금과 출장 정지 징계보다는 팬과 조직에서 신뢰를 잃어버린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염 감독은 “본인이 잃는 게 너무 많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로 선수로서 팬들에게 신뢰를 잃은 점, 조직에서의 신뢰, 그리고 전체 프로야구에서 신뢰를 잃은 것이다. 남자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직에서 신뢰를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김민우,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선수들이 더 긴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김민우는 이날 야구장에 와 경찰 조사를 받고 코칭스태프에게 인사를 한 뒤 짐을 쌌다. 2군에서 자숙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염 감독과는 “죄송하다”는 내용의 통화만 나눴다.

김민우는 “프로야구 선수로 무면허 음주 사고를 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경찰조사가 추가로 필요하여 출두 요청이 있다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팀이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단과 선수단의 자체 중징계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며, 2군에서 자숙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