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23일 선거는 문체부 징계 피하려는 꼼수”

by허윤수 기자
2025.01.10 15:34:48

선거운영위원회의 선거일 결정에 반발
"법원 지적 사항 해소 노력 없이 급한 진행 의심스러워"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염두에 둔 무리한 선거 강행"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연기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를 오는 23일 치르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허정무 후보가 꼼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 후보 측은 10일 선거운영위원회의 선거일 결정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며 후보자 간의 협의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독단적인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허 후보는 “발표 직전 열린 회의에서 23일 선거 개최에 대해 명백히 거부하고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독단적으로 선거일을 발표한 건 협의 사항 위반이고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협회의 회장선거관리규정 제4조를 들며 “어디를 봐도 선거운영위원회가 선거일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없다”라며 선거운영위원회가 또다시 거짓말로 언론과 국민을 호도하고 기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허 후보는 신문선 후보와 함께 선거일이나 선거인단 추첨 방식이 급한 게 아니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서 나타난 불공정과 위규 사항 해결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허 후보와 신 후보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위탁 △현 선거운영위원회의 해산과 새로운 선거운영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허 후보는 “현재 선거운영위원회가 법원이 지적한 불공정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급하게 선거를 치르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라며 정몽규 후보를 겨냥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내달 2일까지 정몽규 회장에 대해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상황이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 처분을 받은 사람은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다.

허 후보는 “아무래도 1월 말 이전에 마무리해야 할 정 후보에 대한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를 염두에 둔 무리한 선거 강행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라며 정 후보 측의 꼼수라고 말했다.

허 후보는 정 후보를 향해 “이제까지 축구협회와 한국 축구를 망친 것도 모자라 공정한 선거 관리를 담당해야 할 선거운영위원회를 자신의 호위무사로 채워서 불공정과 부도덕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파렴치하고 무리하게 선거판을 몰아가면 그에 따른 법과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감당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