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뜨겁게 달굴 신데렐라는 누구
by송지훈 기자
2009.06.10 17:10:24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지막 퍼즐조각을 찾아라'
10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맞대결을 앞두고 한국대표팀 멤버들 중 '백업'으로 분류되는 자원들의 출전과 활약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짧게 보면 한 경기를 책임질 대체 자원에 불과하지만 상대가 늘 박빙의 승부를 펼쳐 온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점,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최종예선 무대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들의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수 만명의 홈팬들 앞에서 안정감 있는 기량을 선보이며 맹활약할 경우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 또한 벤치멤버들의 투혼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포지션은 양 측면 수비수다. 기존 주전이었던 이영표(도르트문트)와 오범석(사마라)이 나란히 경고 누적으로 결장해 적잖은 공백이 우려되는 까닭이다.
일단 왼쪽 풀백의 경우 경우 김동진(제니트)의 무혈 입성이 확실시된다. 팀 내에 주전을 다툴 만한 왼쪽 수비 자원이 전무하다. 유일한 경쟁자이던 김치우(서울)마저 탈장증세로 이탈해 일찌감치 '금빛 날개'의 독무대가 마련됐다. 2월 바레인과의 평가전(2-2무) 이후 4개월만에 선발로 나서는 김동진으로선 '이영표'라는 높은 산을 넘기 위해서도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오른쪽 측면의 경우 두 가지 옵션이 공존한다. 중앙수비수 이정수(교토상가)를 라이트풀백으로 보직변경하는 방안과 새 얼굴 김창수(부산)를 투입하는 방안이 있다. 전자의 경우 대인방어 능력이 돋보이는 김형일(포항)이 주전 센터백 조용형(제주)과 더불어 위험지역 중앙을 책임지게 된다. 이정수 입장에서는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창수의 경우는 '세대교체' 바람의 최선봉에 설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중앙 미드필더 김정우의 빈 자리를 메울 카드로는 조원희(위건)와 이강진(부산)이 거론된다. 두 선수 모두 투쟁심과 적극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인정받는 선수들로, 4-4-2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의 두 자리 중 한 자리를 꿰찬 기성용과 호흡을 맞출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경험과 활동량에서 앞서는 프리미어리거 조원희가 경쟁에서 한 발 앞선 모양새지만 이강진 또한 K리그서 갈고 닦은 기량을 바탕으로 호시탐탐 출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편 포워드 라인의 경우 선발 출장이 점쳐지는 새 얼굴은 사실상 거의 없다. 허 감독이 일찌감치 이근호(주빌로이와타)-박주영(AS모나코) 투톱 체제를 중용할 의사를 밝힌 데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서울)의 미드필더 조합 또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신영록(부르사스포르), 양동현(부산), 유병수(인천/이상 공격수), 배기종(수원), 최태욱(전북/이상 미드필더) 등 벤치 멤버들은 교체 출전 기회를 얻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오만과의 평가전(0-0무), 아랍에미리트와의 최종예선경기(2-0승) 등 최근 치른 A매치 두 경기에 모두 출전한 배기종이 교체카드 1순위로 거론되는 가운데 측면 자원 최태욱 또한 경기 흐름을 바꾸기 위한 옵션으로 손색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벤치를 뜨겁게 달구며 전의를 불태운 새 얼굴들 중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통해 '허정무호의 신데렐라'로 떠오를 멤버는 과연 누구일까. 팬들은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