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장근석 "'TV 안 나와?' 5년 쉬며 가장 무서웠던 말" [인터뷰]②
by김보영 기자
2023.04.04 13:32:38
"'아시아 프린스', 내가 외쳤지만 부끄럽지 않은 수식어"
"팬들과의 관계, 연인과 같아…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쉬면서 탈덕한 팬들? 다시 내게 돌아올 것" 자신감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미끼’로 돌아온 배우 장근석이 5년간 공백기를 경험하며 겪은 변화와 그간의 생각들을 솔직히 털어놨다.
장근석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미끼’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미끼’는 8년 전 죽은 역대 최악의 사기꾼이 연쇄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앞서 지난 1월 파트1을 공개한 후, 오는 7일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다. ‘미끼’ 파트1은 전세계 186개국에 공개된 후 해외 평점 9.4점,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미끼’는 ‘아시아 프린스’란 수식어를 보유한 원조 한류스타 장근석이 군 복무 및 휴식 등 공백기를 거쳐 5년 만에 복귀한 작품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간 로맨스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던 장근석이 도전한 장르물로, 첫 OTT 진출작이다. 특히 장근석은 ‘미끼’에서 장르는 물론, 이미지에서도 역대급 변신을 시도했다.
장근석은 지난 5년동안 공백기를 가진 소감을 묻자 “데뷔 31년차를 맞은 지금 되돌아보면 쉬었던 지난 5년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좋았던 시간이었다”며 “외로워질 때는 시장을 가거나,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놀러나가며 시간을 보냈다”고 떠올렸다.
그는 “당시 식당에 가면 직원 분들이 ‘요즘 왜 TV에 안 나오냐고 물으시기도 했다. 사실 전 그 질문들이 무서웠지만, 한편으로 필요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전까지 쉬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 또 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30년 간 참 많은 일을 했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 30년과 다른 내 안의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숙명처럼 하고 있을 때 ’미끼‘란 작품이 들어왔다. 장르물이어서 선택했다기보다는, 쉬면서 그전까지 제가 쌓아온 반짝이던 나의 이미지가 쭉 빠졌고 제로베이스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라며 “모든 짐을 벗어던지고 원점에서부터 나를 표현할 수 있던 타이밍에 가장 잘 읽혔던 글이 ’미끼‘였다. 운명적이었던 셈”이라고 강조했다.
’왜 TV에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이 어째서 두려웠을까. 장근석은 “나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뭐라고 설명을 드려야 할지 몰라서 식당에서 밥만 먹고 빨리 자리를 빠져나온 적도 있었다. 처음 2년은 군대 핑계를 댔고, 전역한 후엔 ’제대한지 얼마 안돼서요‘라고 말씀드렸떤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다시 돌아왔을 때 어떤 작품을 하는지가 향후 배우로서 자신의 앞길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차기작 선택에 신중해지기도 했다고도 고백했다. 장근석은 “신중해지다 보니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며 “결과적으론 5년 후 돌아온 지금이 한창 때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5년 만에 돌아오는 것이니 전보다 근엄해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도 생각했지만, 제 팔자에 그런 모습은 없더라”며 “하고 싶은 걸 선택해 실천하는 저의 모습이 좋다. 그 어떤 모습들도 자연스러움을 이길 순 없다. 그 마음을 따라가고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그 때 그 때 취미로 실천하는 게 저의 가장 큰 충전 방법이나 휴식의 방식”이라고 전했다.
‘아시아프린스’, ‘근짱’ 등 자신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장근석은 “사실은 지난 5년간 ‘아시아 프린스’, ‘근짱’이란 수식어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다”며 “사실 ‘아시아 프린스’는 스스로 그렇다고 떠들고 다녀서 붙여진 별명이다. 젊을 때의 호기로 외치고 다녔지만 부끄럽진 않은 수식어다. 사실 부끄러워하기에도 늦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근짱’은 제 고유의 닉네임이고 팬들이 불러준 이름이라 친근하고 익숙하다. 사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프린스’란 단어에서 벗어날 때가 된 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다른 의미론 세월이 흘러도 ‘어린왕자’같은 느낌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자기 위로 중”이라고 덧붙였다.
변함없이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향한 고마움과 책임감도 드러냈다. 장근석은 “아직도 팬들이 되게 조심스럽다. 기본적인 존중에 대한 의미이기도 하고, 팬들이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제 개인적으로는 팬과 연예인의 관계가 연인의 관계와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관계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도 깔려 있어야 하고, 핑퐁이 있는 관계”라며 “저에겐 너무 고마운 존재이고 그들이 아니었다면 제가 어떻게 여기 있었을까 싶다. 그래서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이번에 ‘미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면서 거의 50번 중 45번을 저희 팬들이 밥차를 보내주셨다. 스태프들도 이런 촬영장이 처음이라 할 정도로 든든히 서포팅해주셨다. ‘내 배우 어디가서 기죽지 말라’는 마인드라는 걸 안다. 그만큼 저도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들의 지지와 노력이 헛되지 않게, 빛바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힘주어 말했다.
탈덕(팬 활동을 그만두다)한 팬들을 향해서도 관대하고 익살스러운 답변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5년을 쉬었는데 기다리다 지쳐 탈덕한 팬분들도 당연히 많으시겠죠. 하지만 저는 자신이 있습니다. 제가 잠시 지루해진다면 다른 곳을 다녀와도 됩니다. 어차피 다시 제게 돌아올 거니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