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홍명보 감독-박주영 "10년전 투샷과 많이 다르죠"

by이석무 기자
2022.01.19 12:01:24

19일 오전 경남 거제시 장평동 거제삼성호텔에서 열린 ‘울산현대축구단 2022시즌 동계 전지 훈련 공식 미디어데이’에서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 선수가 구단 응원 포즈‘ 어흥’을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10년전 투샷하고 많이 다르지 않나요“

‘애제자’ 박주영(37)과 10년 만에 다시 함께 하게 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활짝 웃었다.

박주영은 19일 프로축구 울산 현대 전지훈련지인 경남 거제 삼성호텔에서 입단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홍명보 울산 감독도 함께 했다.

홍명보 감독이 언급한 ‘10년 전’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둔 6월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의미한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올림픽 축구대표팀 사령탑이었고 박주영은 와일드카드로 합류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마침 박주영은 병역기피 논란에 휘말린 상태였다.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선 어떤 형태로든 해명이 필요했다.

당시 박주영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선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이가 군대 안 간다고 하면 제가 대신 가겠다고 말씀드리러 나왔다”고 말했다.

결국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끈 올림픽대표팀인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유럽에서 활약 중이었던 박주영은 당당히 병역혜택을 받고 모든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박주영은 오랫동안 활약했던 FC서울을 떠나 울산현대에서 새출발 한다. 선수 생활울 이어가고 싶었던 박주영과 베테랑 공격수가 필요했던 홍명보 감독의 뜻이 맞았다.



박주영은 자신을 받아준 홍명보 감독에게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감독님에게 배우고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신뢰가 형성됐다”며 “사실 감독님에게 부담을 드리는 것 아닐까 생각했는데 말씀드렸을 때 흔쾌히 받아 들여주셨다”고 말했다.

더불어 “나를 품어준 감독님과 울산을 위해 올 시즌 최선을 다 할 것이며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원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홍명보 감독님이 트로피 드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그러러면 내가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영은 선수 생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내 거취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면서 “그렇게 마무리하는 것보다 후회 없이 하고 싶었다”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서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애정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며 “이제 울산에 온 이상 울산이 목표하는 것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 먼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수 인생의 막바지라고 생각하고 선수로서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울산에서의 시간을 후회 없이 소중히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애제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컨디션을 만들었으면 한다”면서 “우리 팀에 다른 좋은 선수도 많이 있기 때문에 (주영이가) 출전하면 득점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