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 첫 등판, 긍정 마인드 여전했다

by정철우 기자
2013.04.03 13:56:20

류현지.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A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서 승리를 따내는데 실패했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 6.1이닝 동안 10피안타 5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지만 타선 불발과 막판 수비 혼란 탓에 패전 투수가 됐다.

한 이닝 3피안타를 비롯해 너무 많은 안타를 맞은 경기. 삼자 범퇴가 한 차례 밖에 없었던 힘겨운 이닝의 연속. 하지만 류현진은 역시 류현진이었다. 단박에 무너질 수 있는 고비를 수 차례나 맞았지만 결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얼굴엔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멀리 TV 중계로도 느껴질 만큼 굳은 표정의 류현진은 한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그의 공만은 한국에서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초긍정 마인드가 담겨 있었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많은 안타를 맞았지만 결국 류현진의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역시 류현진 다운 긍정 마인드가 돋보인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주심은 메이저리그 심판 치고는 바깥쪽 공에 상당히 인색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나름 자신의 공을 던졌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무대. 게다가 그는 한국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이며, 한국에서도 떨릴 수 밖에 없는 시즌 첫 등판이었다. 사방에 온통 부담의 지뢰밭이 그를 감싸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쉽게 바닥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 김 위원의 평가였다. 안그래도 힘겨운 등판이었지만 위기에서도 자신의 공을 나름대로 던져내는 능력이 그를 최소 실점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물론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 위원은 “아직 자신의 공에 대한 100% 자신감을 가진 것은 아닌 듯 보인다. 특히 장기인 체인지업에 대한 확신은 조금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한 뒤 “메이저리그 타자들에 대한 분석도 아직은 좀 부족해 보인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적극적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타자들이 초구부터 덤비는 건 아니다. 단순히 제구가 안 좋아서 안타를 많이 맞았다는 볼 수 없다. 타자의 성향에 대해 좀 더 파악하고 나면 보다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두 번째 타석에서 잇달아 안타를 맞았던 4번 포지, 5번 아리아스와 세 번째 승부에서 이전과는 다른 볼배합으로 모두 삼진을 잡아낸 대목이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